조던이 시카고 유니폼을 입고 6번의 챔피언컵을 바친 유나이티드센터 입구에는 NBA 역사상 최고의 선수임을 기리는 동상이 우뚝 서 있고 체육관내 천장에는 조던이 입었던 유니폼이 영구 전시돼 있을 정도.
20일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시카고와 워싱턴 워저즈의 경기. 조던에겐 97∼98시즌 챔피언결정 5차전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치르는 경기였다.시카고는 혹시라도 ‘조던의 카리스마’가 유나이티드센터를 지배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듯 이날 경기가 시즌 중 수없이 치러지는 여느 경기와 다를 바 없다는 걸 유난히 강조했다.
하지만 시카고 팬들에게 조던은 지울 수 없는 영원한 영웅이었다. 경기 전부터 2만3534석의 좌석을 가득 메운 관중은 조던이 소개되자 3분간 기립박수로 귀향을 축하했고 경기가 시작되자 시카고 선수들이 태업을 하듯 부정확한 슛을 남발하는 가운데 조던은 16점을 챙기며 77-69의 승리를 이끌었다. 워싱턴은 4연패의 끝.
조던은 이날 올 시즌 한 경기 최고인 9개의 실책을 저질렀고 모두 21개의 야투를 던져 7개만 성공시키는 등 컨디션이 썩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시카고는 형편없는 슛으로 돌아온 영웅에 대한 들러리 역에 충실했다. 경기 시작 이후 시카고의 13번째 슛까지 모두 림을 외면하는 등 전반에 팀 역대 최악인 17%(42개 중 7개 성공)의 슛 성공률을 기록했고 후반 들어 다소 나아지긴 했지만 결국 24.7%에 그치는 야투성공률로 몸을 낮추며 조던의 ‘귀환쇼’에 빛을 더했다. 24.7%는 54년 밀워키 호크스가 기록한 리그 최악의 슛 성공률(22.9%) 이후 가장 낮은 수치. 시카고는 이날 패배로 ‘조던 은퇴 이후 200번째 패배’라는 불명예 기록을 수립했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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