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차기 강남 중심주거지는 어딜까?

  • 입력 2002년 1월 20일 17시 34분



대치 도곡동이 서울 강남권의 중심 주거지로 떠올랐다. 부(富)의 상징인 강남권의 중심이 압구정, 서초, 방배동 등에서 대치 도곡동으로 이동한 것. 여기에는 교육여건, 고급주상복합 신축, 투자바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대치 도곡동 다음으로 강남의 중심주거지로 떠오를 곳은 어딜까. 강남권 중개업자들은 판교를 ‘0순위’로 꼽으면서도 강남 중심의 판도는 쉽게 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중심권 이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투자가치라고 응답했다.

▽대치 도곡동 다음은 판교?〓유니에셋 오석건 전무는 “강남권의 핵심은 우하향(右下向)으로 이동해왔다”고 말했다. 70년대 들어 강남이 부촌으로 떠오르면서 압구정동이 부와 출세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방배 서초동도 전통의 인기 주거지 위치를 유지했다. 2000년대 들어 압구정동의 아래, 방배 서초동의 오른쪽인 대치 도곡동이 강남권의 중심이 됐다. 우하향으로 이동했다는 얘기다.

대치 도곡동에서 우하향으로 이동하면 판교가 자리잡고 있다. 판교는 강남축의 연장선에 있고 쾌적한 환경과 발전 가능성 등이 돋보인다. 판교 다음으로는 송파 잠실권과 수서지역이 강남의 중심지 후보로 꼽혔다. 잠실 송파권은 소형 저층 아파트 재건축으로 고급 주거지로 성장할 잠재력이 크다.

수서 일원권은 분당과 서울을 잇는 중심, 수서∼선릉간 전철 신설, 쾌적한 환경 등이 강점이지만 아파트 수가 적어 발전 잠재력은 떨어지는 편이다.

▽생활여건보다는 투자가치〓중심주거지가 옮겨가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투자가치가 꼽혔다. 수요자들은 생활여건보다는 아파트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심리로 아파트를 사고 이사를 한다는 얘기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58.7%가 이같이 응답했다. 다음으로 교육, 환경 등이 주거지 결정 요인으로 조사됐다.

판교가 대치 도곡동 다음의 강남 핵심 주거지로 꼽힌 데는 판교 신도시 아파트값이 크게 오를 것이란 기대가 자리잡고 있다. 부동산114 김희선 이사는 “주거 여건 못지 않게 투자가치가 강남권 인기를 유지시키고 있다”고 풀이했다.

중심 주거지 결정 요인이 교통여건이라고 답한 사람은 3.3%에 불과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 교통여건이 하향 평준화돼 중요성이 떨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수요자가 실거주보다 투자의 관점에서 아파트를 선택하는 것도 교통여건 중요성 하락에 한 몫 했다.

▽강남권 판도 변화 쉽지 않다〓설문에 참여한 중개업자들의 57.6%가 판교 잠실 등으로 강남의 중심이 이동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판도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았다. 응답자의 42.4%는 대치 도곡동이 강남 중심주거지 기능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했다.

‘강남권’의 인기와 가격 상승세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응답자의 42.4%가 강남권과 비(非)강남권의 아파트 값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강남권이 서울의 인기 주거지 기능을 상실할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7.6%에 불과했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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