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옛날이야기 하듯 풀어낸'그리스신화'

  • 입력 2002년 1월 11일 17시 52분


◇그리스신화/미하엘 쾰마이어 지음 유혜자 옮김/ 704쪽 1만9500원 현암사

익히 잘 알려진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가 객관적인 문헌과 고증을 중심으로 한 다소 딱딱한 내용이라면 이 책은 신화를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하듯 풀어내고 있다. 원래는 라디오 방송 원고용으로 씌어진 대본이었다. 저자는 1995년 오스트리아 공영 라디오(ORF)를 통해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으며 이미 많은 사람들의 현학적인 분석과 해석으로 잘 알려진 이 고전을 자기만의 이야기로 독특하게 재창조해 냈다는 평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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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오이디푸스 신화에 대해 이야기 하다가도 불쑥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과 소포클레스의 비극을 들먹이고 페가소스를 이야기하다 프리드리히 실러의 시 ‘멍에 속의 페가소스’를 감동적인 찬사와 함께 인용한다. 책을 읽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오이디푸스의 독백에 마음을 졸이고, 신들이 사는 천상세계를 비웃고, 최고의 신 제우스의 넘쳐나는 정력에 미소를 머금고, 오디세우스의 안전한 귀향을 마음 속으로 기원하며 오레스테스의 뜨거운 복수심이 제발 가라앉기를 빌게 된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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