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히딩크 “폴란드-미국전서 반드시 1승”

  • 입력 2002년 1월 4일 23시 30분


신년 북한산행…“월드컵아 기다려라”
신년 북한산행…“월드컵아 기다려라”
“오늘 내가 이 산을 오르는 것처럼 한국축구도 월드컵 정상을 향해 오를 것입니다.”

4일 오전 유럽에서 돌아오자마자 3시간여만에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과 신년맞이 북한산 등반에 나선 한국축구대표팀 거스 히딩크 감독(56)은 “남은 5개월간 한국대표팀을 세계 정상 수준으로 이끌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내 보였다.

이날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과 이연택 월드컵조직위 공동위원장을 비롯해 축구협회와 조직위 관계자 및 붉은악마 응원단과 함께 등반에 나선 히딩크 감독은 한국축구의 사령탑으로서 월드컵 16강에 대한 자신감을 과시하듯 시종 선두에서 산행을 이끌었다. 장시간 비행기 여행으로 인한 피로와 지난해 수술을 받았던 무릎 부상 후유증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산행도중 히딩크 감독은 “한국의 월드컵 본선 상대팀인 포르투갈의 루이스 피구를 막을 비책을 마련했느냐”는 질문에 “문제 없지만 우리가 우선 집중해야할 상대는 포르투갈이 아니다. 포르투갈은 겨우 마지막 상대가 아니냐”며 한국의 또 다른 상대인 폴란드와 미국전 승리를 지상 목표로 세웠음을 시사했다.

산행에 함께 나선 박항서 대표팀 수석코치는 “히딩크 감독이 강한 자신감을 갖고 돌아왔다. 좋은 정보를 많이 수집했고 조만간 체계적으로 분석한 자료가 대표팀 선수들에게 배포될 것”이라며 “앞으로 치밀한 프로그램에 따라 상대를 꺾을 전술을 완성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 역시 “일부 선수들의 대표팀 차출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 히딩크 감독의 청사진에 따르면 새로운 얼굴이 가세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남은 최대 과제는 조직력 극대화”라고 강조했다.

함께 산에 오른 ‘붉은악마’ 회원 고양한군(15·용산 오산중3)은 “한국축구의 수비와 압박이 좋아졌다”며 “한국의 16강 진출을 확신하며 월드컵이 끝난 후에도 히딩크 감독이 계속 지휘봉을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히딩크 감독은 이날 산행 도중 만난 등산객들로부터 박수 갈채와 함께 사인 요청을 받으며 크게 고무된 모습이었다.

50대 후반의 나이와 무릎 수술 후유증에도 불구하고 북한산 대남문 정상을 가뿐히 오른 히딩크 감독. 이날 자신감에 찬 그의 모습은 한국의 월드컵 16강 목표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북한산〓권순일기자stt77@donga.com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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