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조던 효과’+끈기 자신감 워싱턴 ‘마법의 팀’

  • 입력 2001년 12월 26일 17시 52분


마법의 힘은 과연 어디에서 왔을까.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38)이 미국프로농구(NBA) 워싱턴 위저즈에서 복귀했을 때 반기는 사람이 많았던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워싱턴이 워낙 약체여서 제 아무리 조던이라도 늘 바닥을 맴도는 팀 성적을 끌어올리는 데는 힘에 부칠 게 분명하다는 것. 실제로 시즌 초반 워싱턴은 조던의 원맨쇼에도 8연패의 깊은 수렁에 빠지며 3승10패의 민망한 기록을 남겼다. 오죽하면 보다 못한 조던이 공개석상에서 “우리는 팀도 아니다”라며 화를 냈을까.

하지만 요즘 조던은 동료들의 등을 두드려주며 칭찬하기 바쁘다. 최근 팀 최다 타이기록인 9연승을 질주하며 14승12패를 기록, 대서양지구 3위로 올라섰기 때문. 지난 시즌 82경기에서 거둔 19승을 감안할 때 눈을 비비고 다시 볼 만하다. 워싱턴이 27일 샬럿전마저 이긴다면 팀 창단 41년 사상 최다연승기록도 세우게 된다.

워싱턴이 이처럼 180도 달라질 수 있었던 데는 물론 조던의 역할이 컸다. 그러나 농구를 혼자 할 수는 없는 노릇. 워싱턴의 변신은 우선 선수들의 자신감 회복이 큰 힘이 됐다는 분석. 패배의식에 젖어 있다 조금씩 승리를 맛보면서 침체된 분위기가 살아났다. “선수들이 서로 믿고 있다”는 더그 콜린스 감독의 말대로 팀워크가 끈끈해지면서 수비도 강해졌다. 지난 시즌 99.9점이던 평균 실점이 이번 시즌에는 NBA에서 3번째로 낮은 90.9점으로 뚝 떨어졌다. 따라서 29개팀 가운데 23번째밖에 안 되는 평균 91.0점을 올리고도 5할 이상의 승률을 거둘 수 있었다.

조던에 대한 지나친 의존에서 벗어난 대목도 팀 전력을 끌어올렸다. 시즌 팀 최다 득점은 평균 23점의 조던이지만 연승을 달릴 때는 리처드 해밀턴이 팀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워싱턴을 새롭게 만든 마법사는 하나가 아닌 모두였던 셈이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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