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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25일 17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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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까지만 해도 ‘백옥(白玉)’ 같은 피부를 자랑하던 회사원 김모씨(28·여). 최근 얼굴에 울퉁불퉁 생긴 여드름으로 고민에 빠졌다. 자신도 모르게 손톱으로 쥐어 짜다보니 곱던 피부는 어느덧 귤 껍질처럼 까칠해졌다.
사춘기 청소년의 80%가 고민한다는 여드름. 성인이 되면 자연스럽게 없어지는 ‘통과의례’ 정도로 생각하고 가볍게 여기다가는 자칫 심한 흉터를 남길 수 있다.
전문의들은 “자가 진단에 따라 연고를 무작정 바른다거나 손으로 짜는 것은 금물”이라며 “여드름 초기에 적절한 병원 치료를 받아야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왜 생기나〓여드름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이 남성 호르몬의 일종인 안드로겐이다. 콩팥 위쪽 부신에서 주로 생성되는 안드로겐은 목소리가 굵어지고 근육이 발달하며 수염이 나는 등 남성의 특징이 되는 신체 변화를 주로 일으킨다.
안드로겐은 피지선(皮脂腺)을 자극해 피지의 생성을 촉진시키기도 한다. 지나치게 많이 만들어진 피지가 모공을 통해 피부 바깥으로 완전히 배출되지 못하고 남으면 여드름이 생긴다.
사춘기에 이르면 몸 속에서 안드로겐의 분비가 많아지면서 피지선의 기능이 왕성해진다. 사춘기 청소년에게 특히 여드름이 많은 것도 이 때문.
▽성인 여드름〓여드름은 대부분 사춘기가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치유된다. 나이가 들면서 모공이 점차 확장돼 피지의 배출이 원활해지기 때문. 그러나 여드름은 더 이상 ‘청춘의 상징’이 아니다. 최근 환경적 요인으로 젊은 층은 물론 중장년층 여성에게도 많이 나타난다.
이 가운데 성인 여성에게 나타나는 여드름은 화장품과 관계가 깊다. 화장품 성분이 피지의 배출구인 모공을 막아 여드름이 생기는 경우다. 특히 기름기가 많은 화장품은 모공 둘레의 피지와 쉽게 결합하는 특성이 있어 사용시 주의해야 한다.
수면 부족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여드름의 원인으로 꼽힌다. 시험 준비나 야근 등으로 잠이 부족하면 머리카락과 얼굴에 기름기가 많아지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밖에 여성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의 분비가 왕성해지는 월경과 임신 기간에도 피지 분비가 촉진돼 여드름이 잘 생기는 것으로 학계에는 보고되고 있다.
▽자가치료는 금물〓여드름은 발병 초기에 병원 치료를 받는 것이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길. 더러운 손으로 여드름을 만지거나 짤 경우 감염의 우려가 있고 주위 혈관이 확장돼 얼굴이 붉게 변하는 등 피부를 망칠 수 있다.
‘여드름 치료 연고’라고 알려진 스테로이드 연고도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처음 며칠 동안은 여드름 환부가 가라앉는 등 효과가 있지만 갈수록 여드름이 커지고 붉어지는 등 부작용이 심해진다.
임신부라면 여드름 치료제로 흔히 쓰이는 항생제와 비타민 A 유도체를 피해야 한다. 두 가지 약물에는 태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에 최소한 임신 예정 1개월 전에는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어떻게 치료하나〓여드름은 증상에 따라 치료법도 다양하다. 일반적인 치료법은 △피지 분비를 줄이고 △모낭과 각질이 단단해지지 않도록 해주며 △모낭 속의 세균을 줄여주고 △여드름의 염증을 막는 것이다.
병원에서는 외용약을 발라 여드름을 진정시킨 후 소독 바늘로 짜거나 레이저 치료를 한다. 증상에 따라서 항생제 호르몬제 등 약물 치료를 받기도 한다.
여드름 흉터나 넓어진 모공으로 고민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화학약품으로 피부를 얇게 벗겨내는 박피술이나 약물을 여드름 흉터나 넓어진 모공 속에 주입해 새살이 돋아나도록 하는 크로스 요법 등이 쓰이고 있다.
(도움말〓아름다운 오늘 피부과 강진수원장 02-584-9007, 이지함피부과 이정복원장 02-561-0007, 함익병원장 02-706-7600, 테마피부과 임이석원장 02-3446-1110)
<차지완기자>maruduk@donga.com
◆ 여드름 관리7계명
1.하루 두 번은 비누 세수
각질이 두꺼워지고 피지의 배출구가 막혀 여 드름이 생긴 것이므로 하루에 두 번은 미지근한 물로 비누 세수를 한다.
2.얼굴을 만지지 말라
얼굴을 자주 만지작거리거나 손을 턱에 괴면 2차 감염으로 악화된다.
3.스트레스를 빨리 풀어라
스트레스가 쌓이면 몸 속 부신에서 코티솔이 라는 호르몬이 생성된다. 이때 안드로겐이 함께 생기면서 피지 분비가 촉진된다.
4.함부로 짜지 말라
병원에서 항생제 주사를 맞는 등 만반의 준 비가 된 상태에서 멸균된 1회용 주사바늘로 짜야 한다. 불결한 손으로 함부로 짜면 상처 만 더 커진다.
5.화장은 가볍게
기름 성분이 많은 화장품은 여드름을 악화시 킨다. 화장을 지울 때는 지방성 콜드크림보 다는 비누 세수로 지우는 것이 좋다.
6.당분과 지방질 음식은 피하라
음식을 지나치게 제한할 필요는 없으나 여드 름 생성을 촉진하는 당분과 지방질 음식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7.수면은 충분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안드로겐 분비가 왕성해지고여드름이생길가능성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