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여성]메리즈웨딩컨설팅 김신연씨

  • 입력 2001년 12월 19일 18시 41분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그림밖에 모르는 미술학도였다. 서양화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아 대학원에선 판화에까지 욕심을 냈다.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허전하던 마음 한 구석이 시간이 흐를수록 커지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도전해본 것이 웨딩플래너. 이제는 4년차, 당당한 웨딩플래너로 자리잡았다.

메리즈웨딩컨설팅의 선임컨설턴트 김신연씨(28·사진). ‘재미있어 보이는데 한번 해볼까’하고 시작했던 일이 어느새 이력이 붙었다. 처음에는 오래 하겠다는 생각도 없었다. 하지만 일을 하면 할수록 ‘나한테 딱 맞는 일’이라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고 그는 말한다.

웨딩컨설턴트가 하는 일이 뭐냐는 질문에 김씨는 “흔히들 남녀를 맺어주는 커플매니저와 혼동한다”는 말을 우선 꺼냈다. 대개 결혼식을 3개월 가량 앞둔 신부들이 주요 고객. 주변에 결혼을 해본 언니라든지 친구도 마땅치 않은 경우 신부들은 결혼식까지 해야할 모든 일이 고민이다. 드레스는 어디서 하는 게 좋은지, 사진은 어느 업체가 잘하는지…. 결혼식장을 구하고 결혼식 진행을 계획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김씨는 말한다. 약혼식부터 결혼식까지 전 과정을 세세한 부분까지 도와주는 게 웨딩컨설턴트의 임무라는 것.

김씨는 미혼이다. 그는 “미혼이긴 하지만 수백쌍의 결혼식을 도와주다보니 이제는 결혼에 관한 한 베테랑이 다 됐다”며 웃었다.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신부든 적은 신부든 언제나 ‘친언니’의 입장에서 조언을 하게 된다는 것.

수많은 결혼식을 옆에서 지켜보다 보니 느끼는 점도 많다. 김씨는 “4년전과 지금을 비교해보면 신혼 부부들의 결혼식 준비가 예전보다 간소해지고 합리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혼 부부들이 다투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다툼이 잦은 커플을 보면 싸움의 원인이 대개 혼수나 예식 준비 때문”이라면서 “간소하게 하는 커플일수록 그런 문제가 적고 서로에 대한 애정이 겉으로 배어나온다”고 말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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