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辛 前차관, 陳씨 內査 중단지시"

  • 입력 2001년 12월 18일 17시 07분


‘진승현(陳承鉉) 게이트’를 재수사 중인 서울지검은 18일 김은성(金銀星) 전 국가정보원 2차장이 대통령 가족의 이름이 포함된 ‘진승현 리스트’를 만들어 지난해 1차 수사 때 검찰 수뇌부와 여권 핵심부를 압박했다고 보고 김 전 차장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형법 제136조에 따르면 공무집행방해죄는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을 폭행 또는 협박하거나 직무상의 행위를 강요 또는 저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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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사정기관의 고위 관계자는 최근 “김 전 차장이 여권 핵심부와 검찰 간부들에게 ‘어떻게 책임지려고 불씨를 만드느냐. 이 리스트를 건드리면 정권의 앞날은 장담할 수 없다’고 압박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또 계좌추적 결과 김 전 차장이 제3자를 통해 MCI코리아 소유주 진승현씨 측의 로비자금 1000만원가량을 전달받은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검 고위 관계자는 “신광옥(辛光玉)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처리가 끝나는 주말경 김 전 차장을 소환해 철저히 조사하겠다”며 “(진승현 게이트에) 김 전 차장이 상당한 키를 쥐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지검 고위 관계자는 “김 전 차장이 출석하면 진씨의 구명운동을 벌였는지를 분명히 가리겠다”면서 “지난해 대검찰청을 상대로 ‘진씨를 구속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는 언론 보도가 사실인지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신광옥(辛光玉) 전 법무부 차관이 지난해 5월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재직하면서 진씨에 관해 내사 중이던 사직동팀에 명확한 근거 없이 ‘내사 중단’을 지시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신 전 차관이 최택곤(崔澤坤)씨로부터 200만∼300만원씩 몇 차례에 걸쳐 1000만∼2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포착하고 신 전 차관을 19일 오전 검찰에 출석하도록 통보했다.

<정위용·김승련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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