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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17일 17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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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꽁꽁 얼려버리는 ‘극저온 기술’은 이번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도 사용됐다. 미국 특공대원들은 밤에도 사물을 볼 수 있는 야시경을 사용했다. 야시경은 적외선, 즉 물체에서 나오는 열을 감지한다. 야시경 자체의 열을 없앨수록 외부의 적외선을 잘 볼 수 있기 때문에 야시경은 빛을 감지하는 반도체 부분이 극저온으로 유지된다. 극저온 기술은 미인도 만든다. 얼굴의 모공이 넓어지면 피부가 거칠어 보이고 화장도 잘 먹지 않는다. 외국에서는 -196℃의 액체질소에서 나온 차가운 기체 질소를 얼굴에 불어 모공을 좁히기도 한다.
가장 낮은 온도는 ‘절대 0도’로 불리는 -273℃다. -196℃까지 온도가 내려가면 빛처럼 움직이던 전자가 자전거를 타듯 천천히 움직인다. 액체 질소를 이용하면 -196℃까지, 액체 헬륨은 -269℃까지 낮출 수 있다. 액체 질소가 공기로 바뀌면서 주위의 온도를 빼앗아간다. 액체 헬륨이 더 낮은 온도를 만들 수 있지만 가격이 질소보다 30배나 비싸다.
극저온 기술로 만든 대표적인 제품이 초전도체다. 이동전화 기지국에는 ‘RF필터’라는 부품이 있다. 이것을 초전도체로 만들면서 휴대폰의 음질이 더 깨끗해지고 용량도 커졌다.
초전도체는 -269℃에서 처음 발견됐지만 요즘에는 -196℃에서 작동하는 고온초전도체가 더 각광받고 있다. 물론 돈 때문이다. 헬륨 대신 질소를 쓰면 마치 자동차를 기름 대신 물로 가게 하는 것과 비슷하다.
<김상연동아사이언스기자>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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