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도대체 왜들 이럴까? "

  • 입력 2001년 12월 14일 17시 23분


국내 스포츠계가 이전투구에 휩싸여 있다.

월드컵을 앞둔 시점에서 국내 각 스포츠단체들이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싸우며 본연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한두개 단체라면 이해하고 넘어가겠지만 약속이라도 한 듯이 주요 종목 대부분의 단체가 집안싸움을 벌여 한심한 작태를 보였다.

가장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단체는 역시 월드컵조직위원회.

지난 해 10월부터 공동위원장체제를 유지하고 있던 월드컵조직위원회는 급기야 터질 것이 터지고 말았다.

사건의 발단이야 정몽준 위원장과 이연택 위원장의 비행기 좌석을 놓고 시작됐지만 공동위원장체제에서 자신의 입지를 키울려는 보이지 않는 신경전의 결과였다.

급기야 이 위원장의 사퇴설까지 흘러나왔으니...

축구계는 정부까지 나서서 타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

배구계의 경우는 한심스럽기 그지없어 보인다.

국내 최고의 배구 스타 이경수(22.한양대)를 놓고 협회와 각 구단간에 벌어지고 있는 한판 싸움을 진흙탕이 따로 없다.

자유계약을 주장하는 이경수를 상대로 자신들의 규율안에 선수를 가두려고만 하는 협회.

또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기존의 규정들을 멋대로 바꾸자고 주장하는 구단들.

셋이 모여서 노는 모양은 기존의 규율이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얼마나 하찮은 것인가를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금처럼 이기적인 싸움이 지속된다면 한국배구 최고의 스타 이경수의 선수생활에 차질은 물론이고 배구계의 질서까지 무너질 전망.

이에 질세라 야구계도 한 몫 거들고 나섰다.

대한야구협회(회장 고익동)는 신임 이사회 구성을 독단적으로 처리해 문제를 유발시켰다.

고 회장은 신임 부회장의 선임을 독단적으로 처리했고 이에 불만을 품은 야구인들은 부회장이 자질문제를 비롯해 그간 있었던 회장의 독선적 업무처리를 문제삼고 있다.

비인기 종목의 서러움을 벗어던지고 팬들의 관심을 끌기 위함(?)인지 모르겠지만 한국씨름연맹 역시 총재 엄삼탁씨의 퇴진을 요구하며 코앞에 다가온 천하장사씨름대회에 차질을 빚게 만들었다.

좀 한다싶은 스포츠 단체들은 모두가 언론지상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 지금의 실정.

도대체 무엇을 믿고 이러는지 모르겠다.

단체 내부에서 일치단결해도 코앞에 닥친 일들을 잘 처리할까 말까하는데 서로의 이득을 위해 주변의 시선과 애정을 무시하고 있으니 안타깝기만하다.

자기 밥그릇 지키는데 유별난 집착을 보이는 한국인 특유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대의를 위해 자신의 이익을 양보할 줄 아는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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