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KCC "잡을 팀은 잡는다"

  • 입력 2001년 12월 10일 17시 48분


“그저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올 시즌 5승12패로 ‘부동’의 꼴찌를 달리면서도 최근 SK 빅스와 삼성썬더스를 연파하며자존심을 세운 KCC 이지스 신선우 감독(45)은 강팀 킬러로 변신한 비결을 묻자 ‘운탓’으로 돌렸다. 큰 기대를 걸고 영입했던 용병 센터 재키 존스가 너무 일찍 무릎부상으로 빠져 정상적인 팀 운영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얻은 승리라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것.

“올 시즌 들어 시즌 초 의도했던 플레이를 펼친 적이 없습니다. 제대로 해 본 다음에 얘기하겠습니다.”

신 감독의 말처럼 KCC에서 존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막중하다. 팀의 선수 구성상 다른 포지션이면 몰라도 센터 부재는 치명적.

신 감독은 그래서 “존스가 합류하는 25일 모비스 오토몬스전까지 3할대 승률을 유지한 뒤 4라운드부터 승수쌓기에 나서 플레이오프에는 반드시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KCC가 5승 중 3승을 강팀인 LG 세이커스(11월11일) SK 빅스(12월6일) 삼성 썬더스(12월9일)전에서 챙길 수 있었던 데는 비결이 있지 않을까.

신 감독은 특별히 의식한 승리는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 감독은 곧이어 “후반 도약을 위한 기세싸움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선수들이 연이은 패배에 의기소침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강팀을 1승 제물로 삼았을 뿐이라는 것.

덕분에 신 감독이 자랑하는 ‘토털농구’(전원공격 전원수비)의 주축인 토종 포워드 3인방(추승균 양희승 정재근)과 ‘컴퓨터 가드’ 이상민의 플레이는 여전히 날이 서 있다.

하지만 전력의 구멍을 메우기 위해 너무 많은 선수들을 기용하는 것은 신 감독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

시즌 전만 해도 신 감독은 8명 정도의 선수로 올 시즌을 운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골밑에 구멍이 생기며 상황에 맞는 전술을 구사하다보니 선수를 기용하는 폭은 넓어졌지만 선수들의 기량발전에 한계가 있었다. 결국 최근 몇 경기는 반드시 이기려고 작정했지만 작전이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

신 감독은 “지금 이런 상황도 존스의 복귀로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고 말해 4라운드 이후 상승세를 낙관했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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