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더블 보기에도 당당한 '정일미 프로'

  • 입력 2001년 12월 10일 13시 09분


지난해 상금랭킹 1위로 최고의 해를 맞이했던 정일미 프로 . 그러나 올시즌 상반기에 저조한 성적을 보이며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1등이 목표가 아니다,더블 트리플 보기해도 당당해 보이는 선수가 진정한 프로다"고 말하는 정일미는 최근 컨디션이 좋아진 듯 매번 상위권에 들고 있다. 비록 지난 3경기에서 아깝게 준우승에 그치기는 했지만 그녀의 밝은 모습은 항상 잃지 않았다.

골프입문 3년만에 국가대표 선발되는 기쁨누려

항도 부산의 평범한 여중생이던 정일미가 골프를 접하게 된것은 1986년 여름방학때로 거슬러 올라간다.미술을 전공한 어머니의 영향으로 그림에 대해 남다른 소질을 보였던 정일미는 중학교 3학년 여름방학 중 아버지 손에 이끌려 골프를 처음 시작했고 그녀의 남다른 소질을 발견한 아버지는 그녀를 골프선수로 키우기 시작했다.정일미 본인도 골프에 대해 매우 흥미있어 했기 때문에 별 어려움은 없었다.정일미는 골프와 그림을 계속하기 위해 부산공예고등학교에 진학했다.고등학교에 다니면서 두 가지를 동시에 병행했기 때문에 힘든적도 많았다.때로는 저말 "왜 골프를 해야 하는지" 자기 스스로 회의를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골프가 때로는 고달프고 힘든 운동이지만 골프를 통해 뭔가 성취하고픈 자기욕구가 가슴 한구석에 일어나면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갔다.고3이 되면서 정일미는 인생의 큰 갈림길에 섰다.가야할 길과 포기해야 할 길을 놓고 많은 고민을 했다.

정일미 자신은 골프, 그림 모두를 포기하고 싶지 않은 나름대로의 매력 때문에 더욱 심사숙고했다. 그 번민의 시기에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한국여자 아마추어 선수권대회가 열렸다.당시 국가대표 에이스였던 원재숙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다.정일미는 이 대회에서 다크호스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원재숙과 연장전까지 가는 혈전을 펼친 끝에 차지한 아쉬운 준우승이었다. 정일미에게는 자신감과 함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좋은 촉매제가 됐다.얼마 후 한국주니어 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정일미는 너무도 가볍게 우승을 거머줬다. 이제 진로를 놓고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결국 정일미는 당시 아마 최강자로 군림하던 원재숙의 모교인 이화여대를 선택했다. 그해 겨울에는 국가대표선수로 발탁되는 기쁨도 느렸다.부산에서 골프를 시작한지 3년만에 나름대로의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1990년 사학의 명문 이화여대에 입학한 정일미는 새로운 세계에 적응해야만했다.

운동을 한다고 결코 봐주는게 없었다.수업시간에 맞춰 청강하랴, 연습하랴 몸이 두개라도 모자잘 지경이었다.교양과목 같은 경우는 학점이 펑크나 여름학기를 통해 재수강하기도 했고 대회 출전이나 연습관계로 부득이하게 수업에 빠질 경우 모자라는 수강시간을 채우기 위해 리포트도 수없이 썼다. 마침내 다소간의 여유를 찾기 위해 한 학기동안 휴학을 하기도 했다.그러다 보니 제때 졸업하지 못하고 동급생들 보다 반년 늦은 이듬해 여름에 코스모스 졸업을 했다.그러나 후회는 없었다.

프로데뷔 2년만에 전성기 누려

다른 여자 프로골프들에 비해 다소 늦은 시기인 1995년 7월에 프로에 데뷔한 정일미는 96시즌까지 1년반동안 항상 우승권을 넘보는 기대주로만 맴돌았다.몇차례 우승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지만 번번히 우승문턱에서 주저앉곤 했다.이것이 오히려 정일미에게는 좋은 자극제가 됐다.이제 갓 데뷔한 후배들이 4승, 3승씩 거두며 승승장구하는 것을 보고 오기가 발동하기도 했다.정일미는 오직 끊임없는 연습과 자기 컨트롤만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토대가 된다고 굳게 믿었다.그래서 동계훈련에는 이를 악 물고 훈련에 전념했다.직접 카트를 끌고 다니면서 라운드 훈련을 끊임없이 실시해 실전훈련과 체력훈련의 효과를 동시에 거두려고 노력했다.결과 97년 개막전인 톰보이 오픈에서 데뷔 첫승을 달성하게 되었다.톰보이 오픈에서 정일미는 지나 96년 상금랭킹 2위이자 3승에 빛나는 김미현을 연장 두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끝에 제치고 짜릿한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그동안 무관의 한을 말끔히 씻은 의미있는 우승이었다.

정일미는 여세를 몰아 대우자동차컵 매일여자 오픈에서도 우승을 거머쥐며 2승을 기록, 데뷔 2년만에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SK 엔크린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을 비롯해 탑5에 7번이나 들어 그녀는 시즌 총상금1억3천837만원으로 1위에 랭크됐다.

퍼팅력 항상위해 집중연습

올시즌 정일미의 원래 목표는 평균스코어를 언더파로 내리는데 두었다.그렇게 될 경우 꾸준한 플레이가 가능하게 될 것이고 성적도 자연스럽게 상위에 랭크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계속 부진을 면치 못했던 정일미는 지난 대회인 SK엔크린인비테이셔널에서 3m 짜리 버디퍼트 실패하며 2주연속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다.그녀의 어처구니없는 퍼팅 실수 때문에 매번 정상의 문턱에서 분루를 삼킨 정일미는 다시는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하루 3시간씩 퍼팅연습에 주력하고 있다. 연습때와 실전플레이와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비책도 강구하고 있는 중이다.시즌초에 비해 다소 결여된 자신감을 회복함은 물론 다소 흐트러지고 있는 플레이 리듬감각을 유지시키기 위해 맹면습을 돌입하고 있다. 원래 정일미는 평균드라이브 거리가 230야드 정도로 프로 골퍼로서는 평범한 편에 속한다.

장기 샷은 숏 아이언샷이다. 자신의 가장 큰 단점인 퍼팅력만 보완한다면 보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한솔CNS과 2년 계약을 맺고 있는 정일미는 계약금 3억원에 우승시 상금 100%를 보너스로 지급받으며 해외대회 경비일체,용품지원 등을 받고있다.지난 시즌 상금랭킹 1위를 하며 현재까지 벌어들인 상금이 작년보다는 못하지만 그녀는 올 상반기의 저조한 성적에서 차츰 정상 컨디션으로 회복하고있어 지금의 성적은 만족한 편이라고 피력한다.

결혼은 아직, 그러나 좋은 사람 만나면 하고싶다

프로골퍼로 활동하면서 골프를 매개로 해서 만나는 사람들이 좋고 오직 성적으로 모든 것을 말하는 프로승부의세계의 냉정함을 통해 희열과 패배감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스트레스보다는 카타르시스로 작용하고 있다.는 정일미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대인관계의 폭도 넓어졌고 , 정신적으로 한 단계 성숙하는 계기가 됐다" 고 한다.

가끔 너무 주위사람들을 피곤하게 해 미안할 때도 있고 골프이외에는 다른 일을 거의 할 수 없어 아쉬울 때도 많다고 한다.어느 덧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정일미는 바쁜 프로생활로 아직 이렇다할 이성교제를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고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남자친구는 초등학교 3학년때 짝이었던 '꺼벙이' 라는 별명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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