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건강]스트레스, 복식호흡하면 스르르 풀려

  • 입력 2001년 12월 9일 17시 49분


서울 강남구에 사는 김모씨(29·영업사원)는 특별히 심한 운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어깨와 목부위가 유난히 뻐근했다. 연말이 다가오자 마감을 코앞에 둔 일이 폭주하고 한해 업무 성과와 실적에 대한 평가, 인사발령 등에 대한 스트레스로 증세는 더욱 심해졌다.

김씨처럼 스트레스를 받고 긴장을 느낄 때 신체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붉어지며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막히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또 공통적으로 근육이 긴장돼 수축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하는 동료의 뒷목과 어깨를 주물러 준 경험이 있다면 아마 그 동료의 목 뒤 근육에 힘이 들어가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근육이 긴장하면 왜 뻐근해지고 아플까?.

▽통증은 왜 생기나〓스트레스가 생기면 자신도 모르게 몸 근육에 힘이 들어간다.

힘이 들어가는 신체 부위는 사람마다 달르다. 어떤 사람은 뒷 목에 힘이 들어가 뻐근하게 느끼기도 하며 이를 악물어 깨물근육(교근)에 힘이 들어 가는 사람도 있다. 또 팔다리에 힘이 들어가기도 하며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기도 한다. 근육에 힘이 들어간다는 것은 근육이 수축한다는 것이다.

근육이 수축되면 그곳으로 가는 혈관이 눌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게된다. 장시간 수축된 근육때문에 산소공급이 제대로 안되면 근육은 무산소 대사로 인해 젖산이 쌓이게 되는데 마치 심한 운동을 한 경우와 똑같은 결과를 초래한다. 더구나 수축된 혈관에서 각종 스트레스 물질이 분비가 돼 통증을 더욱 증가시킨다.

▽스트레스가 생기면〓근육이 긴장한다. 자신이 느낄 수도 있지만 그 정도가 얼마인지 또 내가 노력하면 얼마나 근육 긴장도가 줄어들고 편안해질 수 있는 지는 느낌만으로 알 수 없다.

이때 병원에서 사용하는 것이 근전도(筋電圖) 감지기. 목 뒤 근육 등에 감지기를 부착한 다음 처음의 근육 긴장도 수치를 보고 스트레스 정도를 파악한 다음 이완요법(복식호흡)을 시행하면 근 긴장도 수치가 감소한다.

또 손 발 등 신체 말단 부위의 온도가 낮아지기도 한다.

긴장을 하면 사람의 몸은 언제 다가 올지 모르는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혈액을 심장이나 폐 등 상대적으로 중요한 곳으로 보낸다. 그 결과 손 발의 말단부로 가는 혈액이 적어져 손발의 체온은 낮아진다. 소화기관으로 가는 혈류 역시 줄어 설사 변비 복통 등의 소화기계 증상이 생긴다. 신체 말단인 손가락에 체온 센스를 부착한 뒤 신체가 긴장을 하고 있으면 체온이 감소하며 이완 요법을 실시하면 체온이 올라가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긴장하면 땀이 난다. 땀이 나면 피부가 촉촉해지며 건조한 피부보다 전류를 잘 통하게 된다. 따라서 피부 전기 전도 역시 스트레스의 생리적 지표가 된다. 이와 같이 스트레스로 인해 생기는 신체의 변화를 감지하는 기계장치를 이용, 스트레스로 생긴 각종 증상을 환자가 눈으로 확인하면서 치료하는 것을 ‘바이오피드백’이라고 부른다.

▽복식호흡과 바이오피드백〓스트레스때문에 생긴 긴장된 근육을 푸는 방법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복식호흡이다.

이는 느린 호흡을 통해 몸 안의 이산화탄소를 10% 정도 상승시키는 효과를 낸다. 이런 상태가 되면 심박동수가 느려지고 수축된 혈관이 늘어나며 또 소화기관내 소화액 분비가 자극되는 등 전신이 이완된다. 복식호흡 요령은 편안한 자세(초보자는 무릎을 약간 굽히고 누운 자세)를 취한 뒤 눈을 감는다. 그리고 코로 숨을 들이쉬고 입으로 내쉰다.

△숨을 들이 쉴땐 배를 앞으로 내밀며(익숙해지기 위해 손을배위에 놓고 들이쉴 때 배를 한껏 부풀게 한다) 하나 둘, 셋, 넷 △다음은 숨을 참는다. 하나, 둘, 셋, 넷 △마지막으로 천천히 숨을 네쉬면서 천천히 여덟까지 센다. 이같은 동작을 수분간 반복한다. 병원에서는 바이오피드백을 이용해 스트레스로 인해 생긴 두통, 불면증, 불안장애 등의 환자에게 복식호흡과 같은 이완요법을 30분정도 한다. 이때 바이오피드백은 복식호흡을 제대로 하도록 도와준다.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정도언교수는 “약를 먹어도 해결이 안되는 두통, 스트레스성 고혈압 등 환자를 대상으로 보통 1주일에 한두차례 10∼20번 치료하면 효과가 있으며 이후 익숙해진 다음에는 집에서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과에서는 바이오 피드백을 변비 치료에 사용하고 비뇨기과에서는 요실금(소변찔금증) 등에 활용한다.

재활의학과에선 뇌중풍 환자를 대상으로 마비된 근육의 힘을 키우는데 사용된다. 뇌중풍으로 손 근육이 약해진 환자의 경우 손에 근육감지기를 붙이고 주먹을 쥐면 힘의 크기가 그래프로 나타나고 소리도 난다.

성균관대 의대 신경정신과 유범희교수는 “약물을 사용하지 않는 치료법 등으로 지칭되는 바이오 피드백은 최근 의학분야 뿐만 아니라 임상심리학 상담심리학 생물학 교육학 등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더 폭넓게 응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진한기자·의사>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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