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중국이 온다]13억 中 안방은 누가 점령할까

  • 입력 2001년 12월 5일 16시 31분


시청자 13억. 중국의 안방은 누가 점령할까?

지난 1일 전세계 축구팬들의 환호와 탄식속에 월드컵 본선 조추첨행사가 성대하게 끝났다. 그러나 중국 축구팬들은 이날 한국의 항구도시 부산에서 벌어진 ‘역사의 현장’을 함께 하지 못했다. 아직 중국내 월드컵 TV중계권 협상이 타결되지 못해 생중계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시청자를 보유하고 있을뿐더러 사상 첫 월드컵 본선진출로 그 어느때 보다 월드컵 열기가 뜨거운 중국. 그런데 아직 월드컵을 중계 할 방송사도 정하지 못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정답은 ‘돈’ 이다. 중국내 월드컵 중계권은 중국의 국영방송 CCTV가 거의 확보한 것 처럼 보였다. 하지만 “중계권료가 너무 비싸다”며 CCTV가 계약을 망설이는 사이 홍콩과 싱가포르 등의 경쟁사에서 배팅액수를 높여 서로 권리를 사겠다고 덤벼들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것.

현재 중국내 월드컵 중계권협상에는 중국 CCTV를 비롯 홍콩의 한방송사, 싱가포르ISPN 등이 경쟁하고 있다. 물론 CCTV가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CCTV 관계자는 “전세계 월드컵 중계권을 가지고 있는 독일 KIRCH그룹과 중국내 2002월드컵 TV중계를 CCTV가 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중계권료는 아직 확정짓지 못해 부대조건과 함께 계속해서 협상을 진행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CCTV는 독일의 KIRCH그룹으로부터 중계권 판매를 위탁받은 RISMA사에 2002 월드컵과 2006년 월드컵의 중계권을 묶어 사는 조건으로 총 1200여만달러를 지불하겠다고 제안했다. KIRCH그룹은 2002·2006월드컵의 전세계 중계권을 모두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RISMA사가 CCTV의 제시액이 너무 작아 계약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홍콩의 한 방송사가 중도에 중국내 중계권 경쟁에 뛰어들면서 2002월드컵 중계권료 하나의 가격이 1200만달러까지 치솟았다.

중국 남방의 한 언론매체는 “홍콩의 방송사가 곧 2002월드컵 중국내 중계권을 따낼 것이며, 중계권을 판매하는 대행사를 고용해 다른곳에 되 팔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CCTV 관계자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으로 중계권이 넘어갔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CCTV는 보도에 나온 홍콩의 방송사가 2002월드컵중계권을 획득했다는 어떠한 공식자료도 접한바가 없으며 현재 CCTV는 RISMA와 순조롭게 협상을 진행중이다”고 주장했다.

현재 중국내 분위기는 경쟁사에 비해 중국 전역에 방송망이 깔려 시청가구 수 등에서 절대적 비교우위에 있는 CCTV가 중계권을 획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CCTV가 얼마에 중계권료를 살 것인가만 남았다는 것.

실제 중계권 협상에 뛰어들었던 홍콩의 한 방송사, 싱가포르ISPN 스포츠채널 등은 경쟁에서 한발 뒤쳐졌다는게 정설이다.

그리고 CCTV가 투자액 보다 훨씬 많은 광고 수입을 남길 수 있는 ‘황금알’을 놓칠리가 없다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있다.

중국 광고계는 이번 2002월드컵 경기 중계 광고수입을 인민폐 3억위앤(한화 약 4500억원)정도로 예상했다. 중국내 최대 시청자를 확보한 CCTV는 2500만달러(한화 약 3000억원)를 투자해 중계권을 사오더라도 인민폐 1억위앤(한화 약 1500억원)의 수입은 너끈히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중국 광고계의 주장.

CCTV의 미온적인 태도에 애타는 것은 중국축구팬들.

직접 현장에 가서 경기를 볼수없는 그들은 TV로나마 멋진 월드컵 경기를 관람하길 고대하면서 하루라도 빨리 TV 중계권자가 결정되기를 바라고 있다.

최민<동아닷컴 기자>mogu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