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16강 반드시 해낸다"…서귀포 훈련캠프 의욕 넘쳐

  • 입력 2001년 12월 3일 18시 32분


히딩크 감독(왼쪽)이 3일 제주 서귀포시 강창학연습구장에서 본격 훈련에 들어간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왼쪽)이 3일 제주 서귀포시 강창학연습구장에서 본격 훈련에 들어간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16강 진출의 국민적 열망을 이번에는 꼭 이룬다.”

한국 축구대표팀 ‘히딩크 사단’의 제주 훈련 첫날인 3일. 이날 두 번째 훈련을 위해 서귀포 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인 강창학 체육공원 연습구장에 한국 대표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오후 4시가 조금 지나서였다.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됐던 첫 훈련 동안 흐리기만 하던 하늘이 빗방울을 뿌리기 시작한 것도 이 때쯤. 선수들이 가볍게 몸을 푸는 동안 빗줄기는 더욱 굵어졌고 이내 폭우로 불러도 좋을 만큼 비가 쏟아졌다.

하지만 이틀 전 월드컵 본선 조추첨을 지켜보며 새롭게 전의를 불태운 선수들은 쏟아지는 비에도 아랑곳없이 훈련에 열중했다. 이틀 전까지만 해도 9일 평가전을 가질 미국은 단지 ‘평가전 파트너’에 불과했다. 그러나 불과 하루만에 미국은 내년 6월 월드컵 본선에서 ‘반드시 꺾어야할 상대’로 변한 뒤 한국 선수들의 결전 채비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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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1조를 이뤄 마치 복싱을 하듯 서로를 마주보고 푸트워크와 페인트 모션을 반복한 것은 새로 보여준 훈련 과정. 이후 경기장을 반으로 나눈 뒤 편을 갈라 ‘미니 축구’를 하면서 선수들의 훈련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훈련에 사용된 공은 월드컵 공인구 ‘피버노바’. 지금까지 개발된 축구공 중 가장 탄력이 좋고 정확하다는 피버노바는 이전과 구별될 만큼 선수들의 발끝에서 가볍고 강하게 튀어나갔다. 김도훈(전북 현대), 이동국(포항 스틸러스) 등은 “아직까지는 슈팅 타이밍을 맞추기 어려울 정도”라고 혀를 내둘렀지만 확실히 개선된 공의 성능에는 만족스러운 표정들이었다.

빗줄기가 거세져 바로 앞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자 거스 히딩크 대표팀 감독은 평소 두 시간씩 진행하던 훈련을 1시간 반만에 끝냈다. 오전 훈련 뒤 “아직은 폴란드, 포르투갈, 미국 등 본선에서 상대할 어느 팀에 대해서도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던 히딩크 감독은 오후 훈련이 끝난 뒤에도 특별한 코멘트 없이 서둘러 숙소로 돌아갔다.

한편 당초 이번 서귀포 평가전 입장권은 조추첨 전날까지는 절반정도밖에 판매가 되지 않았으나 미국이 내년 월드컵에서 한국과 맞붙을 팀으로 선정된 후 입장권이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해 3일 완전 매진, 이번 평가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보여줬다.

<서귀포〓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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