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獨-잉글랜드 "만나면 비극이야"

  • 입력 2001년 11월 29일 18시 34분


‘천적’ 잉글랜드와 독일이 2002월드컵축구 지역예선에 이어 본선 1회전에서 또 만난다면?

가정에 불과하지만 전혀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다.

28일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기자회견에서 장 루피넨 FIFA 사무총장이 “이번 조추첨은 오로지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치러진다”며 지역 예선에서 맞붙었던 유럽팀이 본선 1회전에서도 얼마든지 같은 조에 편성될 수도 있다고 못박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드를 못받아 2그룹에 편성된 잉글랜드가 본선 조추첨에서 이미 시드를 배정받은 독일과 같은 조에 편성될 확률은 11분의 1이다.

제2그룹에 묶인 유럽 11개국 중 8개국이 추첨을 통해 각 조에 배정되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제3그룹에서 우루과이가, 제4그룹에서 나이지리아가 독일-잉글랜드조에 합류한다면 이 조는 말 그대로 최악의 ‘죽음의 조’가 된다. 네 나라의 타이틀만 합해도 월드컵 우승 6회, 올림픽 우승 1회로 나머지 모든 조를 능가하게 된다.

29일 전 세계 축구 관계자와 언론이 모인 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에서는 12월1일 본선 조추첨을 앞두고 갖가지 경우의 수를 따지며 이처럼 화제가 만발하고 있다.

또 중국 경기를 한국에 배정한데 불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일본 언론들은 이날 FIFA가 흥행을 이유로 중국을 A조 프랑스와 같은 조에 편성하려는 시나리오를 진행시키고 있다는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공동 개최국으로 D조와 H조 시드를 각각 배정받은 한국과 일본은 25%의 확률에 가슴을 졸이고 있다.

FIFA가 밝힌 월드컵 본선 조추첨 ‘정책’ 중 하나는 한 조에 편성된 유럽팀이 2개국을 넘을 수 없는 것.

2그룹이 유럽팀만으로 편성돼 있어 시드를 배정받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조는 2그룹 추첨으로 이미 유럽 2개팀 기준을 채운다.

남은 시드국은 한국과 일본 브라질 아르헨티나. 2그룹 추첨에서 안 뽑힌 유럽 3개국이 3그룹으로 재편성됨에 따라 비유럽 시드 배정 4개국이 같은 조에서 유럽 1개팀만 만날 확률은 25%다.

따라서 한국이나 일본으로서는 2그룹 유럽 1개팀과 3그룹 중 에콰도르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남미 3개국 중 하나, 4그룹 중 코스타리카 미국 멕시코 등 북중미 3개국 중 한 팀과 편성되면 비교적 수월한 본선 1회전을 치르게 된다는 풀이다.

<부산〓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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