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 사회학과 심영희(沈英姬·여) 교수는 27일 서울 종로구 종로성당에서 ‘한국 여성의 전화 전국연합’ 주최로 열린 ‘검찰 수사상 성폭력 피해자 인권보장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심 교수는 99년부터 올 6월까지 ‘여성의 전화’에 접수된 여성 성폭력 피해자들의 상담사례 150건을 분석한 결과 이 중 76건이 검찰 수사관들의 언어적 성폭력을 고발한 사례였다고 밝혔다.
심 교수는 성폭력 피해자들이 검찰 수사과정에서 수사관들의 편견, 피해내용에 대한 반복적 질문, 고압적 수사자세 등으로 또 한번의 성적 수치심을 겪는다고 주장했다.
심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검찰 수사관들은 여성 피해자들에게 “화대 받은 것 아니냐”, “좋아서 했다며” 등의 말로 고통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피해사실과 무관한 예전의 성경험을 묻거나 가해자를 두둔하고 합의를 종용해 피해자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는 사례도 있었다.
심 교수는 “수사관의 남성중심적 의식 및 피해자를 배려하지 않는 수사관행 등은 또 다른 인권침해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민동용기자>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