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1년 11월 26일 18시 29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일찌감치 미국행을 선언했던 두산 진필중(29)의 스카우트 움직임이 의외로 조용하다. ‘포스팅시스템(공개입찰)’을 하기 위한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의 신분조회 등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높은 이적료가 첫 번째 ‘걸림돌’. 두산구단은 “40억원 이상의 이적료는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진필중의 에이전트인 이시창씨가 몇몇 구단에 의사타진을 해본 결과 모두 이 금액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LA다저스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접촉중이라는 이씨는 “이들 구단이 중간계투요원으로 활용할 투수에게 그만큼의 돈을 지불하긴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들은 200만달러선(약 26억원)이 적당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각 구단이 일제히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고 버드 셀릭 커미셔너가 내년부터 최소 2개 구단을 없애겠다고 선언하는 등 올 시즌 뒤 메이저리그에 불어닥친 한파와도 연관이 있다.
여기에 시기적으로 현재 메이저리그는 자유계약선수(FA)들이 쏟아져 나와 각 구단이 FA 영입으로 이해득실을 따지느라 정신이 없는 상태. 따라서 미국 내 ‘스토브리그’가 정리된 뒤에야 본격적인 움직임이 있을 전망이다.
일단 진필중은 당분간 운동에 전념하며 차분히 기다리겠다는 입장. 1주일 전부터 잠실구장에서 하루 2∼3시간씩 러닝과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며 몸만들기에 신경을 쓰고 있다. 그는 “무조건 간다고 희망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일부에선 ‘차선책’으로 일본행을 거론하지만 메이저리그건 마이너리그건 어렸을 적 꿈인 미국무대에서 반드시 뛸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