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김기태 시련의 계절

  • 입력 2001년 11월 22일 18시 41분


김기태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최고의 한해를 보낸 선수가 LG 신윤호라면 최악의 한해를 맞았던 선수로는 삼성 김기태(32)가 꼽힌다.

김기태가 누군가. 정확성과 장타력을 두루 갖춰 국내 왼손타자 가운데 ‘톱5’에 들고 성실한 훈련 태도와 리더십으로 후배들에게 존경을 받는 선수다.

하지만 올 시즌 그는 고작 44경기에 출전해 타율 0.176(85타수 15안타)에 무홈런 9타점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해까지 프로통산 10년간 타율 3할에 227홈런 772타점을 기록했던 그에게 과연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렇게 추락했을까.

첫째 원인은 부상후유증이었고 두 번째는 팀 내 ‘설 자리’가 없었다는 점.

하지만 지금 김기태는 “모두 내 탓”이라며 어느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 “실력이 없었던 거죠. 부상한 것도 선수책임이고 경기에 못 나간 것도 제가 못난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올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엘리트 야구인생에서 처음 2군생활을 경험했고 한국시리즈에선 엔트리 탈락의 수모까지 겪었다. “내 자신을 되돌아보며 반성하는 시간이 됐고2군 선수들의 고충도 이해하게 됐어요.”

김기태는 현재 트레이드시장에 나와 있다. 삼성 김재하 단장은 “SK를 포함한 여러 팀이 그를 원하고 있다. 이해득실을 잘 따져 ‘윈-윈전략’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어떤 형태로든 삼성을 떠나는 것은 확실해졌다는 얘기다.

김기태는 “나를 필요로 하는 팀에서 꼭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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