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630 저항선 만만치 않네"…"연속 상승 몇주 더 갈까"

  • 입력 2001년 11월 19일 18시 45분


올해 증시의 ‘마(魔)의 벽’으로 지목돼온 630선이 이번에는 돌파될 것인가.

19일 종합주가지수가 예상을 깨고 15.55포인트 오른 626.43으로 630선에 접근했다. 코스닥지수도 69.15로 70선에 바짝 다가섰다.

전문가들은 ‘630’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작용할 수는 있으나 풍부한 유동성과 한발 앞으로 다가오고 있는 경기호전에 대한 기대로 머지않아 깨질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한때 630선을 깨고 올라가기도 했다.

하지만 주력군인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둔화되고 있고 기관투자가들이 방향을 명확하게 정하지 않았다는 점과 단기 급등한 점 등을 들어 일시조정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예상치 못한 상승〓증시 관계자들은 ‘어어…’하는 사이에 주가가 630가까이 올라가 버렸다고 말했다. 이날 주가 상승은 기관투자가들이 선물과 현물주식과의 가격괴리를 통한 차익을 노린 프로그램매수 때문으로 예상치 못한 일. 이날 프로그램매수물량은 3127억원으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영증권 장득수 부장은 “기관투자가의 의지가 반영되지 않은 차익거래로 인해 주가가 급상승했다는 점에서 이날 주가 급등에 대해 너무 큰 의미를 둬서는 곤란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급등의 원인보다는 외국인의 매매 행태에 더 관심을 가졌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이달 초순까지 2조원 넘게 사들이다가 지난주부터 매수 강도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이날도 거래소에서 343억원 순매수에 그쳤다.

▽6월과는 다르다〓전문가들은 630을 단 하루 돌파한 적이 있는 6월과 비교할 경우 경기와 금리 및 시중의 유동성 세 가지 측면에서 현 상황이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증권 김지영 팀장은 “금리가 상승하면서 더 이상 채권투자에 대한 매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여 증시로 자금이 이동할 기반을 갖춰가고 있다”며 “매도물량을 소화하면서 지수가 올라왔고 630 위로도 매물대가 두꺼운 편이 아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박문광 팀장은 “유가가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고 반도체가격 상승으로 11월 수출에서 좋은 징조가 나올 것으로 보여 경기 측면에서도 분위기는 6월보다 훨씬 좋다”고 말했다.

▽조정이 필요한 시점〓시장 관계자들은 경기호전이 지표로 입증되거나 나스닥지수가 2,000을 돌파하면 우리 주가도 630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굿모닝증권 최창호 팀장은 “2,000을 눈앞에 두고 주춤하는 나스닥지수가 이를 넘어설 경우 머뭇거리는 외국인 자금이 다시 유입되면서 630 돌파의 주력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단기 조정이 지속적인 상승을 위해 꼭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증권 김 팀장도 “대표적인 강세론자이지만 최근 지수는 단기 급등한 감이 강하기 때문에 반드시 조정을 거친 것을 확인한 뒤 매수에 가담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박 팀장은 “당분간 저유가 수혜주인 항공 자동차 화학 관련주에 관심을 갖는 게 좋다”며 “업종 일등종목은 상승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週단위 주가 8주째 올라… “11주 가능성”▼

“어, 봉차트가 온통 빨간색이네.”

최근 주가 급등과 맞물려 주봉 차트가 무려 8주째 양봉을 나타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주봉이란 한 주를 하루처럼 생각하고 만든 막대 차트. 월요일 주가를 시가(始價)로, 금요일 주가를 종가(終價)로 생각하고 막대(봉)모양의 차트를 그렸기 때문에 ‘주봉(週棒) 차트’라고 불린다. 주초보다 주말 주가가 높으면(한 주의 주가가 오르면) 막대는 빨간색으로 표시되며 이는 ‘양(陽)봉’, 반대로 주가가 내렸을 경우의 파란 막대는 ‘음(陰)봉’이 된다.

그런데 이 주봉차트가 9월24일부터 지난주까지 무려 8주 동안 양봉을 그리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

이와 관련해 최근 증권가에서는 “8주 연속 양봉이 나올 경우 무조건 3주는 더 주가가 오른다”는 새로운 전망까지 등장했다.

80년대 이후 주봉이 8주 연속 빨간색이었던 경우는 86년 2∼4월, 99년 2∼4월 단 두 차례였는데 모두 이후 3주 동안 추가로 주가가 올랐다.

이 가능성을 처음 제시한 동양증권 박재훈 차장은 “8주 연속으로 주가가 오르면 투자자들은 ‘이제 떨어질 때가 됐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과거의 현실은 정반대였다”며 “차트를 100% 믿을 수는 없지만 현재 증시의 움직임을 감안하면 주가가 앞으로 3주정도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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