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우리 아파트는 옹벽도 달라!"…SK-현대등 앞다퉈 치장

  • 입력 2001년 11월 8일 18시 53분


아파트 건설업체들의 ‘옹벽 꾸미기 경쟁’이 뜨겁다.

옹벽(擁壁)은 아파트 단지 외부의 ‘축대’나 동과 동 사이를 나누는 벽 등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각종 담벼락들.

아파트 분양 경쟁이 치열해지자 옹벽 꾸미기도 경쟁력의 요소로 등장한 것. 최근 짓는 아파트는 밋밋하게 시멘트로 발라 마감하는 경우는 찾기 어렵다.

벽에 그림을 그려넣거나 ‘부조 아트 타일(색깔있는 타일로 무늬나 그림을 그려넣음)’로 장식하는가 하면 어린 담쟁이 덩굴을 심어 2∼3년 후에는 담쟁이 덩굴벽이 되게 하기도 한다.

시멘트가 아닌 자연석과 화강암을 소재로 쓰는 등 ‘옹벽 마감재’도 고급화되고 있으며 벽을 따라 물이 흘러내리게 하는 ‘벽천(壁川)’ 기법도 도입됐다.

구릉지 주택가의 재개발 및 재건축으로 동과 동 사이의 높이가 크게 차이가 날 때는 화단을 계단식으로 조성하기도 한다.

현대건설의 용인군 수지면 보정리 현대홈타운은 자동차 진입로 외에 옹벽을 따라 올라가는 돌담길을 만들었다. 삼성물산 주택부문의 서초구 서초동 ‘서초 한일 래미안’은 20m 높이의 옹벽 중 10m 높이에 1.5m 가량 튀어나오게 구조물을 설치해 화단을 만들어 높은 옹벽의 지루함을 덜었다. SK건설의 강북구 미아동 북한산시티는 북한산 자락을 따라 형성된 약 3㎞ 길이의 옹벽을 계단식으로 자연석을 쌓아 산과 단지가 단절되지 않은 느낌을 연출했다.

현대건설 건축사업본부 설계실의 김연수차장은 “서울에서는 경사진 곳에 위치한 주택의 재개발 재건축이 늘면서 ‘축대’를 처리해야 할 필요가 많아진 것도 다양한 옹벽처리기법이 나오는 배경”이라고 말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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