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업 '돈가뭄' 극심…자금 국고채에만 몰려

  • 입력 2001년 11월 8일 18시 43분


기업의 자금난이 좀체 개선되지 않고 있다. 미국의 테러 사태로 경기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시중자금이 회사채보다는 안전한 국고채에만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10월 중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국고채와 회사채의 금리차는 전월에 비해 더욱 벌어졌다. 3년물 국고채와 우량 회사채(AA-)의 금리격차는 꾸준히 커지면서10월 말엔 1.61%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또 투자적격 중 최하 등급(BBB+)과의 금리차도 꾸준히 벌어지고 있다. 자금이 몰리는 국고채의 가격은 오르고(금리하락) 회사채는 값이 떨어지기(금리상승) 때문이다.

여기에다 자금조달 여건도 악화됐다. 회사채는 9월 올 들어 처음으로 발행보다 상환이 5428억원 웃돈 데 이어 10월에는 2조3433억원이 순상환됐다. 기업들이 시장에서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기보다는 금융기관의 상환요구에 따라 자금을 갚은 것.

한은은 “우량 회사채의 만기가 몰려 순상환이 전월 1000억원에서 1조2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한 때문”이라면서도 “비우량 회사채(BBB-등급 이하)는 특히 기관투자가의 매입 수요가 감소해 조달보다 상환 규모가 컸다”고 밝혔다.

반면 기업들의 은행을 통한 자금조달은 증가해 9월 2조1000억원이 늘어난 데 이어 10월에도 2조3000억원이 늘어났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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