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보신탕은 고유 문화”…네티즌 FIFA 태도에 분노

  • 입력 2001년 11월 8일 18시 24분


국제축구연맹(FIFA)이 한국의 ‘보신탕 문화’를 문제삼고 나왔다는 보도를 접한 국내 네티즌들이 분노하고 있다.

“한국은 즉각 개를 학대하고 먹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이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의 말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한 나라의 문화를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처사”라는 반응.

대한 축구협회 홈페이지(http://www1.kfa.or.kr)와 2002월드컵 한국조직위원회 홈페이지(http://www.2002worldcupkorea.org/kor/index.htm)를 비롯 동아닷컴 월드컵 페이지(http://www.donga.com/sports/2002worldcup/) 등 에는 7일과 8일 이틀동안 FIFA의 태도를 비난하는 수백건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축구협회 게시판에 글을 올린 네티즌 하태웅씨는 “조선시대에 개고기는 임금님 수라상에도 올랐던 음식이며 향육(香肉)이라 하여 귀하게 여겼다.(보신탕을 금지한다면)우리 스스로 조상을 욕되게 하고 우리 근본을 격하시키는 꼴이다”라고 주장했다.

같은 게시판에 글을 올린 조용훈씨는 “개최국의 자존심은 생각하지 않는 FIFA. 각각의 나라마다 고유의 문화가 있다. 보신탕을 먹는 문화가 뭐가 잘못되었는가.동물사랑한다고 잘난체 하는 프랑스에선 휴가철마다 그 많은 동물들이 버려져 돌아다니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월드컵 조직위 홈페이지에 글을 쓴 최민형씨는 “기본적인 문화상대주의도 이해하지 못하는 ‘무식함’과 다른나라의 음식문화까지 관여하려는 ‘독재성’을 가진 블래터 회장은 FIFA 회장 자격 미달이다”라는 주장을 폈다.

진실이란 ID의 네티즌은 宋代(송대)의 劉价(유개)가 편찬한

苗荒小紀(묘황소기)의 내용을 소개하며 서양인들의 조상이 ‘개’ 라서 한국의 보신탕 문화를 걸고 넘어지는 것이라고 색다다른 분석을 내놨다. 그 내용을 잠시 살펴보면 “서양인들은 원래 ‘견웅족’이라 해서 ‘반호’라는 개와 사람이 화하여 오늘날 서양인의 조상을 만들었다.그래서 아직까지 그들은 넥타이를 메는데 넥타이는 중국어로 ‘링따이’라 하여 개줄을 말한다.그들의 송곳니의 모양도 개와 똑같으며, 음식을 먹을때도 윗 입술을 사용하는 것이며 대변을 볼때 소변이 나오지 않는 것도 개와 같다 ”

동아닷컴에 글을 올린 ‘돌공’ 이라는 네티즌은 개고기를 먹는 한국인을 ‘야만인’이라고 표현한데 대해 “ ‘야만인’이라는 말 속에는 분명, 백인들 자신의 문화적 우월성이 들어있다. 자신들의 살 땅을 마련하게 우해 아메리카 대륙에서 인디언을 몰살한 그들의 문화가 과연 우월한가 ”라는 질문을 던졌다.

윤석준씨는 9·11테러 영향으로 화두가 된 ‘문명의 충돌’을 언급하며 “국제적 권력관계를 악용한 서양인들의 ‘무례한’ 요구는 한마디로 ‘두 문명은 충돌해서 우월한 문명만 살아남아야 한다’는 식의 발상에서 나왔다”는 요지로 장문의 글을 남겼다.

한편 네티즌들은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대한 축구협회와 월드컵 조직위에도 비난을 퍼부었다.

네티즌 강연수 씨는 “조직위원들 왜이렇게 소신과 자신이 없읍니까? 우리나라 국민들을 대표해서 월드컵 준비하는 사람들이 이래서 되겠습니까? 우리의 선조 서희장군께서는 외교담판으로 강동6주를 찾아왔습니다. 선조들의 얼을 이어받읍시다.”라는 충고를 남겼다.

네티즌 박인석 씨도 “우리 나라가 16강에 올라 간다고 월드컵이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조직위원들은 우리의 문화를 전세계 사람들에게 홍보하는 것을 병행해야 한다. FIFA 조직 위원장의 사과를 받아 내어야 한다 ”며 ‘무대응이 최선’이라는 일부의 주장을 반박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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