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앗 판단착오!"…펀드매니저들 10월내내 매도

  • 입력 2001년 11월 7일 18시 35분


미국 테러 사태 이후 펼쳐진 반등 장세에서 기관투자가들은 철저하게 매도로 일관했다.

10월만 봐도 기관은 마지막일인 31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 계속해서 주식을 내다팔아 한 달간 9428억원을 순매도했다. 투자자들은 외국인이 왜 사는지에 대해서도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장세와 거꾸로 가는 기관의 끝없는 매도 공세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었다.

이같은 기관의 주식 매도는 펀드매니저들의 비관적인 장세전망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이 최근 20개 기관 펀드매니저 55명을 대상으로 ‘테러 사태 이후 반등장세의 성격’에 대해 물어본 설문조사 결과 19%만 ‘대세상승 초기 국면’이라고 응답했다. 나머지는 ‘낙폭과대에 따른 일시적 반등’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같은 시황관 때문에 기관의 주식 편입비율은 8월까지는 61∼80%였으나 10월에는 41∼60%로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최근의 반등장세에서 주식 성장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종합주가지수에 크게 못미쳐 매니저들은 비상이 걸린 상태.

매니저들은 11, 12월의 편입비중 조정 계획도 ‘현상유지’(53%) 하거나 ‘축소’(14%)하겠다는 대답이 많았다. 하지만 기관이 비관적인 시황관을 계속 유지하기는 힘들며 조만간 매수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삼성증권은 내다봤다.

리서치센터 김승식부장은 “지수가 오르고 자금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주식을 내다판 기관은 현재 매우 난처한 입장”이라며 “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간 4월과는 달리 지금은 기관의 현금 보유 규모가 커지고 있어 시장이 조정을 받을 경우 기관이 순매수세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지칠줄 모르는 외국인의 순매수 배경에 대해선 삼성증권은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명했다. 김부장은 대만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이 매수를 지속하는 점에 주목, “경기 회복시 가장 수혜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정보기술(IT)업종 비중이 큰 두 나라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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