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합류의혹 박종렬 대검 공안부장 해명]"개인적 친분"

  • 입력 2001년 10월 24일 19시 01분


박종렬(朴淙烈) 대검 공안부장은 24일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김홍일(金弘一) 의원과 8월 여름휴가를 함께 간 것은 전적으로 개인적인 친분 때문이며 업무와 관련해 서로 접촉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부장과의 일문일답.

-김 의원과 휴가 일정을 사전에 조정했나.

“휴가를 함께 지내면 어떻겠느냐고 서로 얘기를 나눈 적이 있고 김 의원이 제주도에 가 있는 상태에서 내가 뒤따라갔다. 갑작스럽게 휴가 일정이 잡히는 바람에 제주도에 도착한 뒤 김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휴가 왔다고 알렸다.”

-휴가를 자주 같이 다녔나.

“민주당이 야당이었던 때도 같이 간 적이 있다. 2, 3번 정도 된다. 김 의원은 내가 목포지청장이었던 96년부터 알고 지냈는데 야당 때 더 친했다. 김 의원이 의원이 되기 전부터 부인들끼리 더 친했다. 딸들도 고등학교 동창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여당이 된 뒤에는 서로 폐가 되지 않으려고 조심했다. 하지만 여당이 됐다고 갑자기 모르는 사이로 지낼 수는 없지 않나.”

-제주도에서 J산업개발 대표 여운환(呂運桓)씨도 만났나.

“만난 적 없다. 나는 전화 걸려온 사람과 약속을 정해 만난 사람, 금전거래 등을 꼼꼼히 기록한 세가지 장부가 있다. 여기에도 여씨 이름은 전혀 없다.”

-LG스포츠단 사장 정학모(鄭學模)씨는 언제부터 알고 지냈나.

“김 의원을 알고 난 뒤다. 친하지는 않고 누가 물으면 ‘동향이라서 안다’고 말할 정도다.”

-가족들과 휴가를 함께 가지 않은 것은 처음부터 김 의원을 만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닌가.

“공안부장이라는 자리가 너무 바빠서 휴가 일정을 미리 잡기 어려웠고 갑자기 총장의 휴가 결재가 났다. 그래서 다른 일정이 있던 가족들이 함께 휴가를 못갔다.”

-선거사범 수사를 책임지는 공안부장이 여당 의원인 대통령 아들과 휴가를 함께 지낸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전혀 업무와 관련 없이 만났다. 김 의원과 만나면 가벼운 개인적인 대화만 나눈다. 여당 의원인 김 의원이 그렇지 않다면 나를 만났겠나. 김 의원은 성향이 굉장히 조심스럽고 그래서 불편하게 사는 사람이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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