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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22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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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리그 챔피언쉽 시리즈를 보면서 LA 다저스가 가장 하고 싶은 바램일 것이다. 이유는 바로 단 한명의 플레이어 때문인데, 그 주인공은 다름아닌 전 다저스 소속 백업 내야수 크렉 카운슬이다.
포스트시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Mr.Reliable(가장 믿을만한 선수)로 불리우며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그에게 어떤 일들이 일어났었는가?
시간은 거슬러 올라가 케빈 멀론 단장시절인 작년 다저스의 오프시즌으로 돌아간다.
‘00시즌 후 다저스의 멀론 단장은 내야수 정비 작업에 한창 정신이 없었다. 주전 3루수 에이드리언 벨트레와 1루수 에릭 캐로스를 제외한 유격수, 2루수 자리의 변수에 대한 확실한 정리가 필요했기 때문.
좋은 활약을 펼치던 2루수 마크 그러실라닉은 프리에이전트 자격을 눈앞에 두고 있었고 유격수 공백은 언제나 그의 마음을 괴롭혀왔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총 3가지로 압출될 수 있었다. 그 첫 번째는 코라-그러실라닉으로 이어지는 키스톤 콤비였고 두 번째는 시즌 중반 플로리다 말린스로부터 거저 줍다시피한 ‘97 월드시리즈 우승 주전 2루수 카운슬-그러실라닉(또는 그러실라넥의 유격수 복귀-2루수 카운슬), 그리고 마지막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코라-카운슬 콤비였다.
말론의 선택은 의외로 간단하게 막을 내렸다. 1천5백만달러의 장기계약으로 그러실라닉을 잡아둠과 동시에 카운슬은 자금 여력상 방출한다는 것이었다.
너무도 짧은 말론의 선택에 카운슬은 쓸쓸히 다저스를 떠나 힘겨운 방랑생활을 해야 했다. 그리고 그는 31살이라는 나이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단돈 45만달러로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01시즌 심기일전한 카운슬은 빠른 시간내에 메이저리그로 재진입했고, 시즌이 중반으로 흘러갈수록 팀의 붙박이 올스타 2루수 제이 벨까지 밀어내며 주전으로 도약하는 대성과를 거두었다.
그리고 맞은 포스트시즌. 그의 파이팅 넘치는 허슬플레이와 공-수에 걸친 맹활약은 애리조나를 NLCS로 이끌었으며 결국 시리즈 MVP로 선정 됐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디비전 시리즈 3차전에서 쐐기를 박는 3점 홈런을 비롯, 챔피언쉽 시리즈(4차전까지)에서는 무려 타율 4할4푼4리, 8안타, 5득점, 3개의 2루타, 3타점, 장타율 6할1푼1리로 팀의 시리즈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어쩌면 그의 야구인생은 오뚜기와 같은 것이었다. 밟히고 잊혀질만하면 다시 일어나 아직 자신이 살아있음을 세상에 알리는...
그런 그의 꺾이지 않는 투지에 대해 밥 브렌리 애리조나 감독은 “그는 불가능한 것을 해내고 있다. 이제 우리 팀에서 그가 없는 라인업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라며 그의 존재가치를 크게 인정했다.
나이에 비해 외모가 10살 이상 어려보인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항상 웃는 얼굴로 신경쓰지 않는다는 카운슬. 자신의 플레이보다는 항상 동료들을 먼저 칭찬하고 격려하며 치켜 세우는 등 그 누구보다 심성이 착한 카운슬이기도 하다.
이런 카운슬에게 어쩌면 개인주의가 그 어느팀보다 팽배한 다저스는 궁합이 맞지 않는 팀이었다. 심지어 다저스에 남았다면 제대로 플레이를 해보지도 못했을 것이라는 게 공통적인 예상이다.
‘01시즌 플레이오프의 히어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카운슬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의 연속은 많은 무명선수들에게 그들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다. 한순간 ’신데렐라‘가 아닌 오랫동안 팬들의 기억속에 남을 수 있는 카운슬이 되길 기원해본다.
「저 작 권 자: ICCsports」
본지와 ICCsports는 기사 컨텐트 협력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위 기사는 ICCsports의 서면 허가 없이는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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