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남의 보증 서주면 내 대출 줄어든다

  • 입력 2001년 10월 15일 18시 40분


다른 사람이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때 보증을 서면 자신의 신용점수가 깎여 무보증 신용대출 한도가 줄어들게 된다. 올 4월부터 개인의 연대보증 내용이 금융기관 공동전산망에 등록되면서부터 금융기관들이 이를 신용평가 점수에 적극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 입장에서 개인의 연대보증은 우발채무 성격을 띠고 있어 이를 위험에 반영코자 하는 것.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권 연대보증은 4월부터, 제2금융권 연대보증은 7월부터 은행연합회 신용공동정보망에 올라가기 시작했다. 9월 말까지 등록된 연대보증 건수는 130만건이나 된다.

이 같은 연대보증 기록은 전 금융기관에서 즉시 조회가 가능해 개인이 대출을 받을 때 신용평가에서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은행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이 정보는 중요하게 활용되고 있고 일부 은행은 개인의 신용대출 한도에서 아예 연대보증 금액만큼을 빼고 있다.

예를 들어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에 따른 대출한도가 2000만원인 고객이 1000만원의 보증을 섰다면 이 고객의 대출한도는 1000만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조흥 한빛은행은 이 제도를 이미 4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올해까지는 참고자료로만 활용하고 내년부터는 대출한도 설정에 직접 반영하기로 했다.

신한 국민은행은 아직 신용한도를 줄이지는 않지만 당사자의 신용평가 점수를 깎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보증내용을 공유하기 전까지는 한 개인이 여러 은행에 자신의 신용한도를 넘어서까지 보증을 서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 제도의 시행에 따라 개인의 신용대출 또는 보증한도가 전체적으로 크게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의 경우에는 보증 등 우발채무가 있을 경우 이를 여신한도에서 소진시키는 제도를 오래 전부터 시행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보증내용을 공유하기 전까지는 한 개인이 여러 은행에 자신의 신용한도를 넘어서까지 보증을 서는 문제가 발생했다”며 “앞으로는 고객도 자신의 신용한도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며 함부로 보증을 서면 본인의 신용점수가 크게 깎인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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