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학력부진학생 직접 가르치는 교장선생님

  • 입력 2001년 10월 11일 00시 56분


“사탕 10개가 있는데 동생이 3개를 먹었다면 몇개가 남아있을까요.”

10일 오전 10시. 인천 서구 백석동 백석초등학교 교장실. 이 학교 이무성(李茂盛·59)교장이 기초학력 부진학생 8명에게 수의 기본개념을 직접 가르치고 있다.

이 교장은 99년 10월부터 교장실 한쪽에 책, 걸상을 준비해 한글,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 등 기초학력이 뒤떨어지는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전체학급이 8학급(257명)에 불과하지만 교사 9명의 과중한 업무부담으로 기초학력을 돌볼 손이 부족하자 이교장이 직접 나선 것이다.해당 과목 수업시간에 학생들을 교장실로 불러 직접 기초학력을 가르치고 있으며 분기별 평가를 거쳐 80점 이상 합격점수를 받으면 친구들과 공동수업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3학년 김모군(9)은 “교장선생님이 친절하게 공부를 가르쳐 주고 이따금 사탕도 줘 신나게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지난해 10명의 학생들이 시교육청에서 실시한 ‘기초학력학습부진아 판별검사’에 통과해 정상적으로 수업을 받고 있으며 올해는 8명의 부진 학생들이 교장실에서 지도를 받고 있다. 이 교장은 이들의 학습지도는 물론 인성교육, 주변환경 파악 등 상담자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 학교 김용주교사(26)는 “학부모 공문 발송 등 담임교사들의 업무가 과중돼 기초학력 부진아를 돌볼 시간이 별로 없는데 교장선생님이 선뜻 지원을 해줘 부담을 덜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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