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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9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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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과 LG화재는 이경수 영입을 위해 자유경쟁 선발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현행 드래프트제가 유지되면 이경수 영입에 가장 유리한 대한항공은 자유경쟁제가 될 경우 팀 해체도 불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대한항공은 특히 미국 테러사건 여파에 따른 항공산업의 침체를 거론하며 팀해체 주장이 결코 엄포용이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이들 팀이 모두 자신들의 주장이 침체된 국내배구를 되살리기 위한 충정이라고 항변하고 있는 것.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3년 전으로 돌아간 것과 같은 착각이 든다.
현 국가대표인 장병철 석진욱 최태웅 등이 대학 졸업반이던 3년 전 현대자동차와 LG화재 대한항공은 선수선발제를 자유경쟁에서 드래프트로 바꾸자고 주장했다. 이유는 삼성화재가 모든 선수를 스카우트할 수 있다는 우려때문이었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자유경쟁제를 주장했고 결국 삼성화재의 싹쓸이 스카우트로 끝이 났다. 물론 당시에도 지금처럼 모든 팀은 자신들의 주장이 배구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었다. 다만 지금과 다른 점이 있다면 자유경쟁과 드래프트를 주장하는 쪽이 일부 바뀌었다는 것뿐.
대한배구협회의 대응방법도 3년 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 당시 명확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시간만 질질 끌던 협회는 결국 삼성화재를 제외한 다른 팀의 원성을 샀고 급기야는 LG화재의 슈퍼리그 불참으로 배구침체의 원인 제공을 했다. 지금 역시 마찬가지다. 이미 올해초부터 대학연맹이 이경수를 앞세워 공공연히 자유경쟁제 도입을 주장, 이 같은 사태가 충분히 예견됐으나 협회는 그동안 언급조차 않고 있었다은 것.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나서야 해법을 찾느라 분주한 협회를 보면 이번 사태의 후유증도 적지 않을 조짐이다.
<이현두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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