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평]판단 착오

  • 입력 2001년 10월 7일 18시 37분


‘야구센스’는 타고난다고 한다. 코치가 타격기술이나 좋은 수비자세에 대해 조언할 순 있어도 센스까지 가르쳐 줄 순 없다. ‘특급’과 ‘A급’ 선수의 구분도 바로 여기에서 드러난다.

4-4 동점인 두산의 6회말 공격 1사 1루. 두산 7번 이도형이 친 타구는 거의 라이너성으로 날아가는 유격수 정면타구. 순간적으로 한화 유격수 허준은 이 공을 노바운드로 바로 잡고 난 뒤 긴 탄식을 했다.

1루 주자 심재학은 뛸 생각을 아예 하지 않았고 타자 이도형은 발이 느린 주자라 만약 원바운드로 처리해 2루-1루로 이어지는 병살로 처리했다면 스리아웃으로 아무 일 없이 공수가 교대되었을 상황이었기 때문.

하지만 허준이 노바운드로 타구를 잡아 투아웃에서 두산의 공격은 계속 진행됐고 다음 타자 홍성흔의 안타로 한화 선발 송진우가 물러났다. 이어 홍원기의 오른쪽 안타로 1점, 조금전 수비 판단 미스가 마음에 걸렸던 허준의 어이없는 땅볼 실책으로 또다시 한 점이 나 스코어는 순식간에 6-4로 두산의 리드. 이 두 점으로 분위기는 두산 쪽으로 급격히 기울어졌다.

만약 유격수가 재치있는 LG 유지현이나 현대 박진만이었다면 6회 똑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처리했을까.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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