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확 달라질 '생선골목' 기대하세요"

  • 입력 2001년 9월 26일 21시 17분


‘감나무 밑에서 입벌리고 누워있다고 홍시가 떨어지나요?’

재래시장인 대전 중앙시장내 생선 장사 등으로 구성된 ‘중앙시장 생선골목 번영회’ 김봉만(金奉萬·59) 회장 등 5명은 최근 동구청을 방문, 자신들의 상가환경 개선 사업에 써달라며 임영호(林榮鎬) 구청장에게 1억원을 기탁했다.

기탁금은 생선골목의 59개 점포와 59개 노점이 98년 6월부터 매일 1000원씩 갹출해 적립한 돈. 하루 빨리 기금을 모으겠다는 생각에 그동안 매년 두 차례씩 가던 야유회도 접었다.

수년 전부터 전국의 자치단체에는 재래시장 활성화 요구가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정작 상인들 스스로가 환경개선 사업 예산의 일부를 부담하겠다고 나서기는 처음이다.

동구청은 사업을 앞당길 수 있게 됐다며 반색이다. 재래시장 현대화 사업의 하나로 생선골목을 정비하기 위해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4억원을 확보했으나 1억여원이 부족해 부심하던 터였기 때문이다.

동구청 송인구(宋仁丘) 재래시장육성팀장은 “기반조성 사업과는 달리 특정 상가에 대한 지원은 특혜 시비가 일어 기피한다”며 “하지만 이같은 자구노력이 있으면 명분이 서기 때문에 사업 추진이 쉽다”고 말했다.

동구청은 당장 기탁금을 내달 중순 추경 예산에 잡아 내년 상반기까지 130m, 넓이 8m 규모의 생선골목에 아케이드(차양막)를 설치하고 바닥을 아스콘으로 포장하며 고객 편의시설을 만드는 등의 정비를 끝낼 계획이다.

이 생선골목은 눈 비가 오면 바닥이 질퍽거리고 악취가 진동해 대형 할인마트가 주변에 들어선 90년 중반부터 매출이 40% 이상 줄었다.

김 회장은 “자치단체의 지원과는 별도로 기금을 1억원 정도 더 모아 상점의 좌판 등을 현대식으로 바꿔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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