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하이닉스 1조 신규지원 재추진

  • 입력 2001년 9월 26일 18시 37분


하이닉스반도체의 채권단이 1조원 규모의 신규자금지원을 재추진한다.

채권단의 고위 관계자는 26일 “당초 5000억원의 신규자금지원을 추진하다 미국의 테러사태로 결정을 유보했었다”며 “반도체경기의 악화 등을 고려해 신규자금을 1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이번 주 안으로 채권신고를 받아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구성하고 추석연휴 직후부터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 가능한 한 빨리 신규자금 지원을 결의할 방침. 현재 하이닉스의 자산부채 실사가 진행 중이지만 이와는 별도로 먼저 신규자금지원부터 매듭짓기로 했다.

그러나 하나 신한 등 일부 은행들은 5000억원 신규지원에도 반대했던 만큼 전체 채권단의 75% 이상의 찬성을 얻어 지원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신규자금지원엔 은행만이 참여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미국 테러의 영향으로 반도체 가격이 떨어진 데다 미국 주가침체로 하이닉스의 해외유가증권(맥스터 지분) 매각이 차질을 빚고 있으며 대만의 캔두컨소시엄에 넘기기로 한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사업부문 매각도 일정이 지연돼 지원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정태(金正泰) 주택은행장은 26일 외국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전화설명회(콘퍼런스콜)에서 “하이닉스반도체에 빌려준 대출금을 (불량채권으로 처리해) 해외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 행장은 “하이닉스는 채권단이 새로 지원하는 5000억원만으로는 회사가 살아날 수 없어 신규자금 지원에 반대했다”며 “현재로서는 하이닉스에서 건질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행장은 이어 “주식시장 안정을 위해 투입하기로 한 1조원 중 6000억원을 이미 (증시에) 투자했지만 추가로 투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장이 안정되면 즉각 회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찬선·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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