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중은행 개인대출 대폭 확대

  • 입력 2001년 9월 25일 19시 01분


올 2·4분기에 은행들이 개인대출을 집중적으로 확대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가계의 순저축액은 87년 이후 가장 적었다. 이는 은행들이 개인부문에서 자금을 조달해 기업에 생산자금을 대주는 ‘자금중계기능’을 점점 소홀히 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4분기 자금순환동향’에 따르면 이 기간 중 개인이 은행에서 빌린 돈의 증가액은 12조8320억원. 1·4분기 증가분 3조7980억원의 3.4배나 되는 규모다.

같은 기간 은행들이 기업 개인 및 정부 등 모든 경제주체들에 빌려준 대출금 증가분은 13조4000억원. 결국 이 기간에 은행의 대출액 증가분 가운데 가계가 차지한 것이 95.8%라는 얘기다.

1·4분기에도 은행들은 대출액 증가분 4조7000억원의 80.8%인 3조7980억원을 가계에 집중했다.

한편 1·4분기에 이어 2·4분기에도 기업들이 은행에서 신규조달한 자금은 전체 조달금액의 4∼5%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자금중계를 통한 투자활성화 기능이 사실상 사라진 셈”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개인부문의 자금운용액과 조달액간 차액으로 순수 저축증가액을 나타내는 자금잉여가 2·4분기 2조6240억원으로 직전 분기 13조9700억원은 물론 87년 이후 가장 적었다고 덧붙였다. 한은 관계자는 “소비지출 증가율이 소득증가율을 상회한 데다 주택투자가 늘어나 자금잉여 규모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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