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핫 이슈]'필드 지름길' 인터넷 속에 있네

입력 2001-09-23 18:26수정 2009-09-19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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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를 켜면 필드로 가는 길이 보인다.’

주말 골퍼 이연행씨(43·LG EDS시스템 부장)는 구력 2년에 90대 초반의 타수를 치고 있다. 줄어가는 자신의 스코어와 함께 요즘 들어 부쩍 골프에 재미를 붙인 그는 휴일을 맞아 23일 경기도 포천의 산정호수CC에서 신선한 아침 공기를 가르며 라운딩을 했다.

이날 이씨는 평소와 달리 설레는 마음으로 골프장을 찾았다. 처음 만나는 낯선 동반자와 18홀을 돌아야 했기 때문. 직업상 컴퓨터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는 전날인 22일 오후 골프 전문 인터넷 사이트를 훑어보다 게시판에 올라 온 글 하나에 눈길이 갔다. ‘23일 오전 7시대 산정호수 한 분 오세요’라는 제목의 골프 파트너를 찾는 내용이었고 곧바로 참석 의사를 밝혔다. 이씨는 “부킹도 어렵고 파트너 찾기도 힘든 상황에서 인터넷을 잘 이용하면 마음먹은 대로 홀가분하게 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선선해진 날씨 속에서 골프 인구가 부쩍 늘어나면서 필드 한번 나가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인터넷을 알면 ‘힘’이 없고 ‘든든한 줄’이 없어도 얼마든지 골프를 즐길 수 있다. 비회원이라도 이리저리 전화기를 누르지 않아도 ‘인터넷 부킹’으로 골프 예약을 할 수 있는 것.

골프 마니아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사이트는 SBS골프닷컴(www.sbsgolf.com)과 골프토피아

(www.golftopia.co.kr)가 꼽힌다. 골프장 측으로부터 남은 시간을 받아 사이트에 올려 부킹을 받는 방식. 태영 일동 자유 아시아나 일동 레이크 등 50여개 골프장과 연계, 부킹 시간이 있는 한 언제 어느 곳에서나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 SBS골프닷컴은 유료회원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골프토피아는 부킹 1건당 1000원∼1만원의 수수료가 든다.

이들 사이트의 게시판에는 골프 친구를 구하거나 빈자리를 찾는 글들이 많아 ‘부킹 벼룩 시장’으로 불린다. 부부 동반 라운딩을 원하는 커플의 글이 뜨기도 하며 이성 파트너를 원한다는 속보이는 내용 등 사연도 갖가지다.

또 네티즌끼리 부킹을 양도 양수하는 공간이 되기도 하는데 부킹 시간을 올려놓은 뒤 희망자와 연락이 되면 뒷돈을 요구하는 브로커까지 활동할 정도.

익명성이 보장되는 사이버 공간에서 이루어지지만 무단 위약, 매너 불량 등의 경우에는 부킹 정지가 내려지기도 한다.

이밖에 헬로골프(www.hellogolf.co.kr), 에이스골프(www.acegolf.co.kr) 등도 인터넷 부킹을 대행하고 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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