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개그맨 최양락, 바둑TV 초보자프로그램 진행 맡아

  • 입력 2001년 9월 23일 18시 23분


“예∼,‘알까기’ 9단 최양락, 시청자 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 그러나 오늘은 제가 바둑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바둑TV 사상 최하수 진행자, 7급 입니다.”

20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1층 바둑TV 녹화장. ‘알까기’ 프로그램의 말투를 흉내낸 최양락의 오프닝 멘트에 녹화장에는 슬며시 웃음이 번진다.

최양락은 바둑TV의 새 프로그램 ‘최양락의 바둑 첫걸음’의 진행을 맡았다. 해설은 김지명 아마 6단. 제목 그대로 18급 초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처음에 섭외받았을 때는 ‘알까기’같은 코미디가 아니라 정식 바둑프로그램이라 상당히 부담되더라구요. 바둑계 일부에선 알까기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본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하지만 제가 출연해 초보자에게 바둑을 보다 재미있게 배우게 하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출연료는 바둑TV에선 특A급 대우지만 다른 프로과 비교하면 30% 수준.

그는 “담당 PD가 5개월 동안 프로그램을 하고 나면 2, 3급은 늘거라는 유혹에 넘어간거죠”라며 농담을 던진다.

이날 강의 내용은 ‘단수’.

“(알까기 목소리 톤으로) 제가 어릴 때 보면 (목소리 톤이 경박스럽게 변하며)‘에구, 김영감, 단수쳤으면 쳤다고 얘길 해야지 그냥 따내면 어쩌나’(다시 알까기 톤으로)하고 어르신네들이 서로 싸우는 경우가 많은데 단수칠 땐 알려주는 게 예의 아닙니까?”

편당 10분간의 짧은 녹화시간 내내 녹화장에는 소리죽여 웃는 웃음소리가 그치질 않는다.

‘바둑 실력이 짧아 실수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녹화 전의 말과 달리 김 6단과 척척 호흡을 맞춰 녹화는 순식간에 끝났다.

이 프로그램은 10월 6일부터 매주 토, 일요일 오후 8시 40분에 방송된다. 인터넷 바둑사이트 타이젬(www.tygem.com)에서도 볼 수 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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