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피플]'첫 분기흑자'…대한생명 이강환회장

  • 입력 2001년 9월 20일 18시 41분


“하루라도 빨리 좋은 임자를 만났으면….”

보험업계의 ‘터줏대감’인 대한생명 이강환(李康煥·사진) 회장은 19일 한창 진행중인 매각작업에 대해 이처럼 심경을 내비쳤다. 99년 11월 무더기 해약사태로 침몰중인 대한생명의 사령탑을 맡은 이 회장은 공적자금이 들어간 회사 가운데 가장 모범적인 회사로 만들겠다는 당시의 다짐을 지금도 늘 되새긴다고 말했다. 대한생명은 최근까지 3조5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이 회장은 “올 6월말 분기 결산에서 처음으로 608억원의 흑자를 봤다”며 “현재 마이너스인 지급여력기준을 플러스로 반전시키는 것을 정부와 맺은 시한보다 1년 정도 앞당길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생명의 경영정상화는 계열사 85.7% 정리 등 과감한 구조조정과 지난해 종신보험 판매 업계 1위 등 영업의 꾸준한 성장을 바탕으로 당초 기대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 회장은 “연말까지 매각시한인데 미국 테러사건의 영향으로 조금 늦춰질 수도 있다”며 “매각은 매각대로 빨리 추진하고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경영정상화도 더욱 힘을 쏟을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특히 그는 저금리기조의 장기화와 외국계 보험사들의 약진 등에 따라 우리나라 보험업계의 앞날은 그 어느 때보다 불투명하다고 진단하면서 “철저한 전략과 비용절감만이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이 회장은 “올해와 내년은 몇 개 생보사들이 무너지는 등 아마도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며 “이런 때일수록 손익위주로 제대로 경영해 하루빨리 정상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다짐했다. ‘생명보험이 효자나 부모형제보다 낫다’는 한마디로 자신의 보험철학을 대변해온 그는 대한교육보험, 교보생명, 생명보험협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35년 동안 보험업계를 지켜왔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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