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채용시장 환란이후 "최악"…장기침체-美테러 폭풍 겹쳐

  • 입력 2001년 9월 19일 19시 42분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 미국 테러사태까지 겹치면서 대기업들이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크게 줄이거나 채용 일정을 미루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취업 사정은 대기업들의 긴축 경영 분위기와 맞물려 97년말 외환위기 이후 가장 힘든 시즌이 될 전망이다.

19일 인터넷 채용정보업체인 인크루트(www.incruit.com)와 재계에 따르면 삼성 LG SK 등 주요 그룹들은 하반기 채용 규모를 작년보다 10∼30% 가량 줄였다.

또 금호 등 일부 중견그룹은 테러사태 여파로 경기 회복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적은 인원이나마 뽑으려던 계획조차취소할 움직임이다.

올해 여성 대졸자들의 채용 규모는 전체의 18%에 불과해 여성 구직자들은 이중의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 좁아진 취업문〓인크루트가 매출액 500억원 이상의 상장기업 410곳을 대상으로 하반기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216개 기업(52.7%)이 아직 채용 여부를 정하지 못했고 13개사는 하반기 채용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신입사원 채용에 나서는 181개 기업의 모집 인원은 1만5800여명으로 상반기(1만8458명)보다 14.4% 줄었다. 인크루트의 이민희 팀장은 “대체로 상·하반기 채용 비율은 4 대 6 정도로 하반기가 더 많았는데 올해는 거꾸로 됐다”며 “이는 하반기 취업 경쟁이 얼마나 치열할지를 예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세대 취업담당관실이 32개 업체의 인사 책임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수출 비중이 큰 업체들은 채용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15% 이상 줄일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그룹의 채용 계획〓LG와 롯데가 상대적으로 많은 인원을 뽑는 반면 삼성과 현대차는 채용 예정 숫자를 추가로 더 줄였거나 채용 일정을 확정짓지 못했다.

LG는 LG전자가 디지털 디스플레이 분야의 기술 인력을 중심으로 1500명을 뽑는 것을 비롯해 LG-EDS시스템 300명, LG화학 200∼300명 등 모두 2400∼2500명을 채용한다.

삼성은 작년 하반기(2500명)보다 줄어든 2000명을 뽑기로 했다. 주력사인 삼성전자(1000명)와 최근 조선 경기 호조로 일감이 늘어난 삼성중공업(80∼90명)을 뺀 나머지 계열사들은 정확한 인원을 정하지 못했다.

한화(300명) 효성(250명) 동부(200명) 코오롱(200명) 두산(150∼200명) 등 중견 그룹들은 10∼11월중 그룹 공채로 채용할 방침이다.

▽‘테러 변수’가 취업 문턱 더 높여〓금호는 이달초까지만 해도 아시아나와 그룹 계열사에서 일할 대졸 신입사원으로 250명을 뽑으려 했지만 미국 테러사태 이후 채용 여부를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도 점포 확장 추세에 맞춰 최대 2500명까지 채용하려던 것을 같은 이유로 1500∼2000명으로 줄였다.이 가운데 대졸 신입사원은 400명.

주요그룹 하반기 채용 계획

그룹총채용인원(명)주요계열사 현황(명)비고
삼성2000전자 1000, 중공업 80∼90 www.samsung.co.kr
LG2400∼2500전자 1500, EDS 300www.lg.co.kr
SK400∼500SK㈜, SK텔레콤 각각70∼100, C&C 200www.sk.com
금호400아시아나항공 승무원 400www.flyasiana.com
롯데1500∼2000유통 700, 제과 300insa.dpt.co.kr/shoppingjob
한진350대한항공 305, 중공업 30대한항공 대졸은 학교 추천·회사별 연락
한화 300 www.hanwha.co.kr·10월 중순 공고
동부200제강 건설 한농화학 및 금융 계열사www.dongbu.co.kr·10월 중순 공고
효성250섬유 화학 중공업 건설 정보통신 등www.hyosung.co.kr
두산150∼200KFC는 제외www.doosan.com·10월 중순 공고
한솔140∼150제지 20, 텔레콤 40, CSN 30www.hansol.co.kr(제지는 10월 중)
코오롱200㈜코오롱 100, 상사 20대학교 추천방식(진행 중)
현대백화점200백화점 100, 홈쇼핑 100대졸신입·home.e-hyundai.com
(자료 : 인크루트 및 각 기업)

<박원재·하임숙·박민혁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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