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장영주-쿠르크 마주어-런던필, 환상의 하모니

입력 2001-09-18 18:41수정 2009-09-19 07:34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장영주가 연주회를 한다며?” 그렇게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그 말은 틀린다.

‘장영주’라는 브랜드도 세계 1급이지만, 지휘계의 거장 쿠르트 마주어가 지휘봉을 잡고, 20세기 음악수도 런던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런던 필이 한 무대에서 공연하는 거대 콘서트를 ‘장영주 연주회’라고만 정의할 수는 없다. 10월 24,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연주의 세 주역을 찾아가 본다.>>

▽장영주

스무 살. 그가 세계 현악계의 선두에 있다는 말에는 과장이 들어있지 않다. 데뷔 이래 EMI 레이블로 발매한 음반만 10장을 헤아린다. 미도리, 벤게로프, 길 샤함 등 모든 라이벌들을 뛰어넘는다. 전 세계 기악 솔리스트 중 ‘개런티 베스트 10’에 든다는 입소문도 공공연하다.

그가 가진 ‘괴력’의 원천은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그의 ‘태연자약함’이다. 물론, 그 태연함은 낙천적인 천성과 함께 끝없는 자기연마에서 비롯된다. 지난해 미국 공영방송 PBS의 인터뷰에서 그는 “TV를 보면서도 연습한다”고 말했다. 두뇌 뿐 아니라 근육이 작품을 완전히 외울 때까지 연습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그는 연주회장에 지진이 나도 연주를 그치지 않는 연주자로 알려져 있다.

기교적으로 어려운 레퍼토리 앞에서도 그는 태연자약하다. 1999년 작곡가 리햐르트 시트라우스의 서거 50주년에 맞춰 기교적으로 가장 어렵다는 그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누가 음반으로 내놓을지가 당시 음반계의 관심사였다. 이 때 선택된 연주자가 장영주였다. 그라머폰지는 “그의 음반은 보리스 벨킨의 강렬한 감정, 슈웨이의 꼼꼼한 기교를 모두 갖췄다”고 격찬했다.

미국 줄리어드음대 2학년에 재학 중인 그가 처음 세계인을 매혹시킨 것은 여덟 살 때. 주빈 메타, 리카르도 무티 등 명지휘자와 협연계약을 맺으면서였다. 이듬해 EMI사에서 데뷔음반을 내놓았고, 1993년 열두 살의 나이로 그라머폰상 ‘올해의 젊은 아티스트상’, 독일 에코 음반상, 로얄 필하모닉 음악협회상 등을 거머쥐었다.

▽쿠르트 마주어

1989년 10월, 구 동독 라이프치히는 시위군중의 물결로 가득찼다. 경찰이 발포하려는 순간,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관현악단 상임지휘자인 쿠르트 마주어는 음악당의 문을 활짝 열어 군중을 피신시켰다. 이 용기 있는 행동은 동독의 시민혁명을 성공으로 이끈 계기가 됐다.

1991년, 뉴욕 필하모니의 음악감독이 된 그는 텔덱 레이블로 수많은 음반을 내놓았으며 침체기에 빠져있던 이 ‘세계 3대 악단’ 중의 하나를 예전의 위상으로 회복시킨 뒤 2002년 퇴임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독일 실레지엔 태생으로 드레스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 라이프치히 음악원 교수 등을 지내며 구 동독 음악계의 상징적 인물로 자리를 굳혔다. 중후한 울림과 생생한 선율의 흐름을 살려 매우 사색적이면서 정교한 음악을 만들어낸다는 평.

▽런던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에이드리언 보울트, 베르나르드 하이팅크, 게오르그 솔티, 클라우스 텐슈테트…. 세계 지휘계의 중심에 서 온 이들 지휘자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한때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키를 쥐었다는 것. 그들의 면면이 입증하듯, 1932년 창단된 이래 런던 필은 런던 심포니, 필하모니아와 더불어 런던의 음악적 자존심이었다.

런던 심포니가 미국적인 매끈한 울림을 선보이고, 필하모니아가 황량하리만큼 개성적인 음색을 나타낸다면 런던 필은 구 동구권 악단들에 가까운 목질(木質)의 ‘보수적’ 음색을 갖고 있다. 마주어와의 ‘궁합’에 기대를 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에서는 1969년 첫 공연을 가졌으며 이번이 네 번째 내한.

▼공연정보▼

#24일 오후 7시반: 브리튼 '심플 심포니',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드보르자크 교향곡 8번/

#25일 오후 7시반: 슈만교향곡 1번 '봄',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리하르트 시트라우스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

#입장료: 4만~14만원

#문의: 02-580-1300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