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남서 인술펼 백혈병 전문의 모십니다"

  • 입력 2001년 9월 17일 21시 58분


경남 거제시 신현읍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생산부에 근무하는 안병익(安秉翼·40·사진)씨는 요즘 직장 일을 뒷전으로 밀쳐두고 마산으로, 서울로 정신없이 뛰어다닌다.

사단법인 한국 백혈병 소아암협회 산하 자원봉사단체인 ‘더불어 하나회’ 회장직을 맡고있는 그는 각계를 찾아다니며 “백혈병과 소아암 전문의를 경남에 모실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한다.

경남지역의 80여명에 달하는 백혈병과 소아암 환아(患兒)를 진료해 오던 경상대병원과 마산삼성병원의 전문의 2명이 올 6월 대전과 경기로 옮겨간 이후 현재까지 충원이 되지 않아 환아와 보호자들이 통원치료로 큰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

안회장은 “심리적, 경제적 부담이 큰 이들에게 ‘원정치료’의 아픔까지 주어서야 되겠느냐”며 두달 넘게 정부부처와 국회 등을 뛰어다녔다. 그러나 아직까지 뚜렷한 해답을 찾지는 못한 상태.

다만 경남 창원출신 이주영(李柱榮)국회의원이 최근 “백혈병과 소아암 전문의가 전국에 고루 배치될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보겠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왔을 뿐이다.

그는 “서울, 경기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백혈병과 소아암 환아가 많은 경남에 전문의가 1명도 없다는 것은 의료행정의 심각한 문제”라며 “응급상황에서 제대로 치료를 못해 빚어질지도 모르는 불행한 사태는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90년 9월 안회장 등이 주축이 돼 출범한 더불어 하나회에는 창원공단 기업체 회사원 등 400여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병원은 물론 환아들 집을 찾아 위로하고 성금과 선물도 전달하고 있다.

<거제〓강정훈기자>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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