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항공-선박사 보험료 비상…美테러 영향 2~3배 오를듯

  • 입력 2001년 9월 17일 18시 58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및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항공사와 선박회사가 이번 미국의 대형 테러 영향으로 전체 보험료가 최소한 2∼3배 오를 것이 확실시돼 경영애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17일 손해보험업계와 관련업체에 따르면 영국 로이드사 등 국제 재보험 회사들은 이날 오후 8시 런던(현지시간 오전 11시)에서 회의를 열고 항공기 승객 1인당 1.25달러의 보험료를 전쟁배상책임을 위해 새로 매기는 것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결정될 경우 새로운 보험료는 24일부터 적용된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전쟁에 따른 보험료 인상은 기존 보험의 만기에 관계없이 즉시 적용된다”며 “걸프전 때는 재보험회사의 손실이 그다지 크지 않아 전쟁지역을 항해하는 항공기나 선박에 대한 보험료만 올렸지만 이번에는 재보험사의 손실이 62억∼90억달러에 이르러 생존의 기로에 몰려 있어 전쟁지역에 관계없이 전 항공기와 선박에 대한 보험료를 대폭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이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24일부터 연말까지 450만달러(국내선 240만명, 국제선 130만명)의 추가 보험료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시아나보다 승객수가 2배가량 많은 대항항공도 약 860만달러의 추가부담이 예상된다.

이와는 별도로 항공기 기체에 대한 보험료도 최소한 2∼3배, 최대 5배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아시아나의 기체보험료는 493만달러, 대한항공은 1억800만달러로 알려지고 있어 예상대로 보험료가 오를 경우 두 회사 모두 엄청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항공사는 경영에 상당한 부담이 돼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부가 보증을 서 보험료 부담을 완화시켜 주는 상황도 예상된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미국이 이번 테러를 복구하기 위해 400억달러의 긴급예산을 편성하면서 150억달러를 항공사 지원에 쓰도록 하고 있다”며 “한국도 이런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선박회사의 보험료도 평균 4∼5배 올랐으며 전쟁지역에 들어갈 경우 1회 보험료가 연간 전체 보험료보다 비싸지고 있다.

대한재보험 관계자는 “전쟁지역 이외를 항해할 경우 보험료가 테러 후 0.01%에서 0.04%로 올랐다”며 “전쟁지역으로 선포된 지역에 들어갈 때는 한번에 3∼7.5%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