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식투자 '큰 손'들은 잡식성

  • 입력 2001년 9월 16일 19시 41분



부자들은 어느 종목을 골라 투자할까.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집중할까, 실적이 뒷받침되는중소형주에 손을 댈까. 아니면 당분간 주식투자에서 아예 손을 뗄까. 올 들어 국내 주식시장을 둘러싼 대내외변수가 워낙 불투명해지면서 더욱 궁금해지는 물음이다.

주요 증권사가 ‘거액 고객’을 위해 만든 랩어카운트의 투자종목군을 보면 이 의문이 다소 풀린다. 개인고객의 경우 현대증권은 5000만원 이상, 삼성증권은 1억원 이상만 가입할 수 있는 두 증권사의 랩어카운트 투자종목들을 살펴본다.

▽업종과 종목을 편식하지 않는다〓현대증권은 랩어카운트 처음 도입된 2월초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의 27개 종목을 추천했다. 업종은 게임(엔씨소프트)에서 섬유(효성)에 이르기까지 첨단과 전통을 망라했다. 삼성증권은 2월에 68개 종목을 제시했다. 대형(31개)과 소형종목(37개)이 거의 균형을 이뤘다.

다만 현대증권은 거래소종목이 21개로 코스닥종목 6개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삼성증권도 거래소종목이 46개로 코스닥종목 22개를 2배 이상 능가했다. 거액 고객들이 공격적인 재산증식보다는 안전한 주식투자를 선호한다는 점을 반영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코스닥시장이 급격하게 침체되자 최근 거래소시장 투자비중이 압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적절한 종목변경으로 수익률 유지〓현대증권은 20일 간격으로, 삼성증권은 한달 단위로 종목군을 바꾼다. 현대증권은 코스닥시장 우량종목인 국민카드를 5월초 탈락시켰다. 수수료 인하 경쟁이 적은데도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이었다.

삼성증권도 코스닥종목인 하나로통신을 2월부터 5월까지 유지했다가 6월부터는 퇴출시켰다. 시설투자를 계속해야 하는 종목의 특성상 재무안정성이 낮아질 것으로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증권은 매번 포트폴리오를 변경할 때마다 투자비율도 추천한다. 삼성증권은 고객이 파이낸셜플래너와 상의해 투자비율을 조정한다.

그 결과 현대증권은 현재 종합주가지수가 2월초보다 하락했지만 중립형과 공격형 모두 수익을 거두고 있다. 삼성증권의 추천종목도 8월까지 종합주가지수나 코스닥지수 움직임과는 별개로 수익을 내고 있다(그래프 참조).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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