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안철수연구소 "오직 나 뿐"

  • 입력 2001년 9월 13일 18시 47분


안철수만 활짝 웃었다.

수익성과 성장성, 믿음직한 최고경영자(CEO) 이미지 등을 두루 갖춰 등록 전부터 ‘보안주 테마’에 불을 지폈던 안철수연구소(이하 안연구소)의 주식이 코스닥시장에서 매매거래 되기 시작한 13일 안연구소를 제외한 나머지 보안주는 모두 쓴잔을 마셨다.

▽사라진 안철수 후광효과〓안연구소는 공모가 2만3000원에서 거래를 시작해 예상대로 100% 상승한 4만6000원으로 마감했다. 첫날 매도주문은 288주 나왔으며 다 체결됐다. 상한가 매수잔량만도 454만여주.

교보증권 황성진 애널리스트는 “안연구소는 당분간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며 적정주가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세계무역센터 건물이 주저앉는 미국발 초강력 악재에도 불구하고 12일 10% 이상 상승하는 괴력을 발휘했던 시큐어소프트는 이날 안철수 후광효과에도 불구하고 3.42% 하락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시큐어소프트는 12일 하한가와 상한가를 오갈 정도로 심하게 출렁거렸는데 이는 데이트레이더의 영향”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규모 수출계약을 성사시킨 퓨쳐시스템도 7% 이상 내렸고 장미디어와 싸이버텍도 각각 5.99%와 3.03%씩 뒤로 밀렸다. 야심 찬 보안사업 강화계획을 밝힌 한국정보공학도 3.93% 내렸다.

▽과대포장된 보안주 테마〓이날 보안주의 몰락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은 너무 올랐다는 점을 주된 요인으로 꼽는다. 미국발 악재 영향도 없진 않겠지만 직접적인 이유는 아니라는 것. 교보증권 황 애널리스트는 “1조4000억원이 몰린 안연구소 공모청약금이 환급된 3일 5개 보안주가 모두 상한가를 기록했고 그 이후 보안주 강세가 이어진 것은 안철수 효과가 미리 반영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시장과 비교하면 보안주가 얼마나 과대평가 됐는지가 분명해진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1년 전 주가를 100이라고 가정했을 때 현재 지수는 △나스닥 48 △코스닥 60 △한국 보안주 125 △미국 보안주 48 등으로 코스닥지수는 나스닥과 엇비슷하게 움직였으나 국내 보안주만 껑충 뛰었다. 대우증권 조점호 애널리스트는 “개인투자자들이 주도하는 국내 보안주는 펀더멘털과는 상관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이상 급등하는 주식은 반드시 급락하기 마련이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고 말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