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히딩크號 "자존심 회복 보라"

  • 입력 2001년 9월 12일 00시 21분


“힘듭니다. 하지만 한국축구의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선 온몸을 던져야하지 않겠습니까.”

13일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11일 대전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한국축구대표팀의 오후 훈련.

대표팀의 ‘맏형’ 황선홍(가시와 레이솔)은 그라운드를 매섭게 내달렸다. 지난 주말 J리그 경기를 마친 뒤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한 그는 하루 두 차례 강훈련을 하는데도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

황선홍은 “강행군에 솔직히 체력적으로 버티기 어렵다”면서도 “열심히 해서 꼭 이기는 것이 팬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힘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파, 국내파 할 것 없이 리그 도중 소집돼 10일부터 훈련에 들어간 탓에 다들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은 상태. 하지만 이천수(고려대)와 최태욱(안양 LG) 등 대표팀 막내를 비롯해 누구 하나 힘들다는 표정을 짓는 선수가 없었다.

이날 거스 히딩크 감독은 훈련내내 “균형을 잡아라”, “협력이 중요하다”, “공격이 끝나면 곧바로 수비대형을 갖춰라”는 등 목청을 높이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훈련도중 특유의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주던 종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히딩크 감독은 오전 훈련에 4-3-3, 오후 훈련엔 4-4-2와 3-4-3을 혼용해 운용하는 등 나이지리아전에 대비한 필승전략짜기에 머리를 싸맨 모습이었다.

지난달 유럽전지훈련에서 체코에 대패한 뒤 국내팬들로부터 ‘뭇매’를 맞은 ‘히딩크 사단’. 나이지리아와의 1차 평가전을 앞두고 ‘타도 나이지리아’란 하나의 목표에 혼연일체가 돼 있었다.

<대전〓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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