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건설 김영국(金英國·39·사진)사장도 비슷한 방식으로 돈을 좀 벌었다. 다만 남들은 시공을 포기하는 마당에 그는 오히려 시공 분야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주택사업을 제대로 해보고 싶습니다. 토지 매입부터 분양, 시공까지 직접 해야 보다 싼 값에 집을 지을 수 있습니다”
늘푸른건설은 이 달 경기 오산시 양산동에 ‘남수원 늘푸른 오스카빌’을 공급한다. 지금까지 수도권에서 5000가구를 공급했지만 시공까지 맡기는 이번이 처음. 김사장은 첫 시공아파트를 임대아파트로 정했다. 전세난 탓에 수요가 많기도 하지만 김사장이 ‘임대’에 주력키로 한데는 그의 경력과 무관하지 않다.
성인이 된 후 김사장은 10가지가 넘는 직업을 가졌다. 전철역에서 전단지를 나눠주는 일부터 유흥업소, 여행사, 중개업소 등 거치지 않은 분야가 없을 정도다. 워낙 가난했던 탓. 이제 돈을 좀 벌었지만 고생하던 시절 ‘집과 가정’에 대한 애착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가 임대아파트를 일반 분양아파트처럼 고급스럽게 짓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아파트 220채를 소년소녀가장에게 무상 기증한 것도 마찬가지.
김사장은 “늘푸른 건설은 가족회사”라고 말한다. 직원 중에 그의 친인척이 있어서가 아니다. 직장을 집처럼, 직원끼리 가족처럼 지낸다는 얘기다. 김사장은 같은 경력일 때 기혼자에게 월급을 30만원 정도 더 준다. 여기에다 부모를 모시고 있으면 50만원을 별도로 지급한다. 그는 “먹고 살게는 해 줘야 직장을 삶의 터전으로 생각할 것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최근 아파트 220채를 소년소녀가장에게 무상 기증했다.
이 회사는 올 연말 중국에 본격 진출한다. 북경 인근에 100만평의 아파트 부지를 확보했다. 이미 3년 전부터 현지 업체와 꾸준히 협력관계를 만들어왔다. 김사장은 “조경, 단지 배치, 마감 등 아파트 시설은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중국 사업을 낙관했다.
<이은우기자>libra@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