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우리아파트 자랑]김영국 늘푸른 건설 사장

  • 입력 2001년 9월 11일 19시 02분


주택경기가 회복세를 타면서 한 두 곳 아파트 사업으로 큰 돈을 번 업체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은 주로 시행만 하는 업체들이다. 땅을 사고 개발 계획만 세워 공사는 대형 건설업체에 넘긴다는 얘기다. 이런 업체 중에는 ‘한 건’을 성공하면 주택사업을 그만두는 경우도 있다.

늘푸른건설 김영국(金英國·39·사진)사장도 비슷한 방식으로 돈을 좀 벌었다. 다만 남들은 시공을 포기하는 마당에 그는 오히려 시공 분야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주택사업을 제대로 해보고 싶습니다. 토지 매입부터 분양, 시공까지 직접 해야 보다 싼 값에 집을 지을 수 있습니다”

늘푸른건설은 이 달 경기 오산시 양산동에 ‘남수원 늘푸른 오스카빌’을 공급한다. 지금까지 수도권에서 5000가구를 공급했지만 시공까지 맡기는 이번이 처음. 김사장은 첫 시공아파트를 임대아파트로 정했다. 전세난 탓에 수요가 많기도 하지만 김사장이 ‘임대’에 주력키로 한데는 그의 경력과 무관하지 않다.

성인이 된 후 김사장은 10가지가 넘는 직업을 가졌다. 전철역에서 전단지를 나눠주는 일부터 유흥업소, 여행사, 중개업소 등 거치지 않은 분야가 없을 정도다. 워낙 가난했던 탓. 이제 돈을 좀 벌었지만 고생하던 시절 ‘집과 가정’에 대한 애착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가 임대아파트를 일반 분양아파트처럼 고급스럽게 짓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아파트 220채를 소년소녀가장에게 무상 기증한 것도 마찬가지.

김사장은 “늘푸른 건설은 가족회사”라고 말한다. 직원 중에 그의 친인척이 있어서가 아니다. 직장을 집처럼, 직원끼리 가족처럼 지낸다는 얘기다. 김사장은 같은 경력일 때 기혼자에게 월급을 30만원 정도 더 준다. 여기에다 부모를 모시고 있으면 50만원을 별도로 지급한다. 그는 “먹고 살게는 해 줘야 직장을 삶의 터전으로 생각할 것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최근 아파트 220채를 소년소녀가장에게 무상 기증했다.

이 회사는 올 연말 중국에 본격 진출한다. 북경 인근에 100만평의 아파트 부지를 확보했다. 이미 3년 전부터 현지 업체와 꾸준히 협력관계를 만들어왔다. 김사장은 “조경, 단지 배치, 마감 등 아파트 시설은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중국 사업을 낙관했다.

<이은우기자>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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