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콜레라는 적조탓"…천종식 서울대교수 주장

  • 입력 2001년 9월 10일 18시 41분


적조(赤潮)가 콜레라를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 관련 전문가에 의해 나왔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천종식 교수는 “적조를 일으키는 식물성 플랑크톤의 수가 증가하면 콜레라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해외 연구결과들이 나와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적조 발생 해역에 서식하는 콜레라균에 대한 조사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천 교수는 이같은 분석의 근거로 지난해 미국 ‘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된 미국 메릴랜드 대학 연구팀의 방글라데시 인근 해안에 대한 조사 및 연구결과를 제시했다.

메릴랜드대 연구팀은 92년부터 6년 간 위성으로 방글라데시 해안을 인공위성으로 조사한 결과 식물성 플랑크톤의 증가 및 해수면 기온의 상승과 콜레라의 발병 사이에 상당한 연관관계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 콜레라균은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고사는 동물성 플랑크톤에 집단 기생한다.

당시 이 연구팀의 연구에 참여했던 천 교수는 “최근 우리나라가 아열대기후 징후를 보인다는 발표가 있었고 식물성 플랑크톤이 갑자기 번성하는 적조가 발생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립보건원은 최근 강화도 연안에 사는 동물성 플랑크톤에서 콜레라균을 검출했다는 3년간의 연구보고서를 보건산업진흥원에 제출했다. 그러나 이 콜레라균은 독성이 없는 콜레라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천 교수는 “하지만 최근의 연구를 종합해보면 이제까지 콜레라가 발생하지 않던 동해 인근 지방에서 콜레라가 새롭게 발생하는 것은 콜레라 발생지역인 동남아를 지나오는 외항선의 물 밸러스트가 동해안 항구에 독성콜레라균을 유출시키고, 이것이 한국의 적조해역에 퍼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물 밸러스트란 선박의 균형을 잡기 위해 바닥에 싣고 다니는 바닷물이다.

반면 당국의 대책은 미비한 실정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화물선에 적재된 물의 생물학적 오염에 대한 규정이 없어 실태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적조 발생 지역의 플랑크톤에 대한 콜레라균 검출 조사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영완동아사이언스기자>pus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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