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원리금 매일 지급"…毒묻은 유혹

  • 입력 2001년 9월 10일 18시 35분


‘일수로 이자 지급하는 사이비 금융업체 조심하세요.’

투자금에 대해 매일 원리금을 지급하면서 투자자들을 믿게 한 뒤 돈을 모아 달아나는 유사 금융업체가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E사의 경우 부동산에 투자해 고액을 배당하겠다며 회원을 모집하다 감독 당국에 적발됐다. 이 회사는 연회비 330만원을 내면 매일 6만원씩 70일간 돈을 지급하고 하위 회원을 모집해 올 경우 매일 7만원씩 70일간 지급하겠다는 등 투자자들을 현혹시켰다.

또 서울 서초구 M사의 경우 231만원을 투자하면 매일 5만원씩 60일간 지급한다고 선전하면서 투자자들을 모으기 위해 정수기까지 나눠주다 적발됐다. 이 밖에 서울 동대문구 P사는 전국 유명 휴양지의 부동산 경매 물건을 사들인 뒤 되팔아 연 200%의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였다. 이들은 5일 단위로 7회에 걸쳐 수익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취하다가 잠적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8월까지 유사수신 혐의로 검찰에 통보된 업체는 90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8개보다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성목 금감원 비제도금융조사팀장은 “이들 업체는 자금모집 목표액이 달성되면 투자금을 횡령해 잠적한다”며 “지난 두달여 동안 이 같은 유형의 신고가 10여건이나 접수됐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1월부터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 시행됨에 따라 파이낸스사 등 유사금융회사의 변칙적인 수신 행위가 전면 금지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이들 회사가 제도권 회사인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제도권 금융기관 여부를 조회하기 위해서는 금감원 홈페이지(www.fss.or.kr)에 접속한 뒤 ‘제도권금융기관’조회 코너를 선택하고 지역이나 업종, 기관명을 입력하면 확인할 수 있다. 제보는 02-3786-8655∼8.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