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거리서 벌어지는 불법 카레이싱 '분노의 질주'

  • 입력 2001년 9월 10일 18시 27분


‘분노의 질주’는 거리에서 벌어지는 카레이싱을 소재로 한 액션 영화다. 쉴 새 없이 귀를 울리는 빠른 음악, 아찔한 카레이싱, 속도에 죽고 사는 청춘의 우정과 갈등을 섞어 ‘잘 빠진’ 페라리처럼 빠르게 질주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어두운 밤거리. 정체불명의 절도범들이 차량을 이용해 고속으로 질주하는 트럭을 습격한 뒤 고급 전자제품들을 잇따라 빼앗는다. 경찰과 FBI는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폭주족에 혐의를 두고 사복 경찰 브라이언(폴 워커)을 폭주족에 잠입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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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은 경찰에 쫓기던 폭주족의 대부 도미닉(빈 디젤)을 위기에서 구하고 도미닉의 여동생 미아(조다나 브루스터)와 사귀는 등 폭주족과 가깝게 어울린다. 폭주족은 허위 신고로 경찰의 눈을 따돌리고 거리에서 돈이 걸린 불법 레이스를 한다.

이 작품과 ‘폭풍의 질주’ ‘드리븐’ 등 카레이싱을 다룬 영화들의 ‘맛’은 사뭇 다르다.

이전 작품들은 대낮 정규 트랙에서 열리는 합법적인 ‘스피드의 향연’. 이에 비해 ‘분노의…’에서는 어둠 속에서 ‘아웃사이더들의 잔치’가 짜릿하게 펼쳐진다.

영화는 폭주족의 자동차에 대한 애정과 조금 더 속도를 높이려는 그들의 노력을 흥미롭게 묘사한다. 이들의 신은 ‘자동차 신’. 이들은 식사할 때마다 훌륭한 자동차 부품을 준 신에게 감사의 기도를 할 정도.

이 같은 도미닉 일당의 열정과 우정은 경찰인 브라이언이 자신의 임무를 잊고 마음이 흔들릴 정도로 매력적이다.

‘분노…’는 카레이싱에 대한 사실적 묘사에서는 부족할지 몰라도 오락 영화로서는 장점이 있다. 카레이싱이 작품의 한 축으로, 범죄를 쫓는 브라이언과 폭주족을 이끄는 도미닉의 갈등과 우정이 또 다른 축으로 무난하게 결합돼 있다.

자동차가 질주하는 대형 트럭의 바퀴 사이를 들락거리는가 하면 달리는 기차 앞에서 벌어지는 브라이언과 도미닉의 경주는 짜릿한 속도감을 만끽하게 한다.

감독은 프로듀서 출신으로 스릴러 ‘스컬스’(The Skulls)를 연출한 롭 코헨. ‘삼나무에 내리는 숲’에 출연했던 한국계 배우 릭 윤이 도미닉의 맞수로 걸핏하면 총질을 하는 중국계 폭주족 조니로 등장한다. 원제 ‘The Fast and the Furious’. 22일 개봉. 18세 이상 관람 가.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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