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신세계 ‘여름코트 여왕’

  • 입력 2001년 9월 9일 18시 23분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정상에 오른 신세계 선수들이 이문규 감독을 헹가래치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정상에 오른 신세계 선수들이 이문규 감독을 헹가래치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최후의 승자는 신세계 쿨캣이었다.

신세계가 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현대 하이페리온과의 2001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68-65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대회 2연패와 함께 창단이후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3000만원.

이날 발목부상에도 불구하고 25점을 챙기며 팀의 우승을 이끈 정선민은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며 국내 여자농구 최고선수임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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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전까지 일진일퇴의 공방 끝에 2-2로 팽팽히 맞선 호적수들의 경기답게 이날 승부도 경기종료 불과 8초전에야 판가름났다.

경기내내 박빙의 리드를 이어가던 현대는 3쿼터 초반 신세계의 실책이 이어지는 동안 예상외의 활약을 펼친 국내 최장신(1m98) 센터 강지숙(24점)을 앞세워 착실히 득점하며 46-35로 달아나 신세계의 추격을 뿌리치는 듯했다.

하지만 추격하는 신세계의 기세는 무서웠다. 신세계는 앞서가는 현대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고 3쿼터를 마쳤을 때 4점차(49-53)까지 따라붙어 대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승부의 추가 신세계쪽으로 기울기 시작한 것은 종료 24.4초전. 신세계는 65-65로 동점인 상황에서 현대 강지숙이 부정수비로 테크니컬 파울을 범해 자유투 1개와 공격권까지 빼앗은 것. 운명의 순간에서 자유투 주자로 나선 정선민이 침착하게 득점으로 연결시킨 뒤 24초 공격제한시간을 채우려는 듯 공을 돌리는 사이 현대 정윤숙이 파울을 범했고 장선형이 역시 2개의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켰다.

신세계가 3점차로 앞선 상황에서 현대에 남은 시간은 단 8초. 하지만 현대는 제대로 된 공격조차 해보지 못한 채 무릎을 꿇었다. 현대 박명애가 하프라인 부근에서 팀내 최고의 3점슈터인 김영옥에게 패스한 볼을 신세계 장선형이 가로챈 뒤 가슴에 끌어안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사이 경기종료를 알리는 버저와 함께 신세계의 우승 축포가 터졌다.

<김상호·전창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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