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focus]한화갑, "조건붙는 대표 싫다" 대선포기조건 일축

  • 입력 2001년 9월 6일 18시 31분


당 대표 자리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민주당 최고위원들 간의 신경전 속에 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의 거취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 일각에서 “대표든, 대선(경선) 출마든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는 얘기들이 있기 때문이다.

처지는 다르지만 96년 신한국당 대표를 놓고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이 당시 이한동(李漢東) 의원에게 택일을 요구했던 것과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 의원은 양자택일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고, 끝내 대표직을 맡지 못했다.

한 최고위원은 5일 ‘대표가 되면 대선출마를 안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어느 당, 어느 나라에도 공민권을 제한하는 곳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6일에도 “(경선 출마 포기 등) 조건이 붙는 대표직에는 생각도, 미련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어려운 때일수록 정도로 가야 하며 이해관계에 따른 꼼수를 부려서는 안 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측근들 중에는 “일단 대표를 맡고 그 후 문제는 나중에 생각해도 되지 않느냐”고 건의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한 최고위원은 단호히 고개를 가로저었다는 후문.

한 최고위원은 최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의 청와대 면담에서도 강한 경선 출마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측근들은 “한 최고위원이 결국 당 총재인 대통령의 의향에 따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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