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증시 독버섯 주가조작(상)] G&G이용호회장 수법 혐의

  • 입력 2001년 9월 4일 18시 37분


3일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지엔지(G&G)그룹 이용호회장(43)은 인수한 계열사가 발행한 전환사채 중 미인수분을 담보로 은행 등으로부터 대출을 받거나 유상증자 청약대금을 가로채는 수법을 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회장이 상당한 지분을 인수해 활용했던 기업들은 99년 5월 인터피온(옛 대우금속)을 시작으로 KEP전자(옛 한국전자부품) 삼애인더스(옛 삼애실업) 레이디(옛 레이디가구) 조흥캐피탈 스마텔 등으로 대부분 증권거래소 상장기업들이었다.

기업 인수로 증권업계의 주목을 받던 이회장이 금융 당국의 감시망에 포착된 것은 6월 쌍용화재 지분을 사들인 게 계기가 됐다. 지엔지가 예금보험공사에 대한과 국제 리젠트화재 등 3개 부실 손보사를 인수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것도 비슷한 시기였다.

증권업계에서는 이회장식의 기업 사냥에 대해 ‘인수후 개발(A&D)의 원조격’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대부분 부실한 기업을 골라 싸게 인수한 뒤 새로운 사업으로 진출해 기업을 탈바꿈시킨 뒤 비싼 값에 되파는 형태를 띠고 있다.

▼관련기사▼

- '이 용호 게이트' 터지나…

상호신용금고에서 불법 대출을 받은 자금으로 주로 코스닥기업들을 인수했던 정현준씨와 진승현씨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이회장이 인수한 기업들은 주가가 2배 이상 뛰었다는 공통점을 보였다. 삼애인더스는 주가가 연초 대비 6배 이상 급등했다.

▼글 싣는 순서▼

- 上. G&G 이용호회장 수법 혐의
- 下. 구조조정 전문회사(CRC)

인수 이후에는 기업의 최대 주주가 지나치게 자주 바뀌어 ‘비정상적’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인수한 기업의 주식을 되팔았다가 다시 매입하는 일을 반복해 지분 변동을 파악하기도 아주 어렵다. 이회장측은 ‘투자 목적의 매매’라고만 밝히고 있다.

이회장이 주가 조작의 혐의를 받고 있는 삼애인더스는 작년 말과 올해 초에 자금 부담을 겪고 있다는 설이 퍼지기도 했다. 당시 삼애인더스가 발행한 어음의 지급을 거절해 ‘피사취부도’가 자주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회장이 삼애인더스의 ‘보물선 발견’이라는 내부 정보를 이용해 150억원이 넘는 시세 차익을 챙긴 것도 이같은 회사 사정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시세 조종 혐의는 인수한 다른 기업과 관련해 추가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증권업계에서는 이회장의 이같은 ‘행보’에 상당한 의구심을 갖는 분위기이다. 이회장의 배후에 누군가가 있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한편 이회장 구속으로 4일 삼애인더스와 인터피온 레이디 등이 하한가로 떨어지는 등 관련 종목들이 급락세를 보였다.

<이진기자>lee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